[단독] 與 김은혜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에 ‘15세 미만’ 희생자 보상 담을 것”

주소현 2025. 1. 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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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15세 미만 보험 지급 제외
“특별법으로 모든 고인에 적절한 보상”
‘국토부 셀프 조사’ 유족 우려에
“참사 백서될 조사위, 투명하게 이뤄져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8일째인 5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 내 계단에 유가족이 쓴 편지가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만 15세 미만’ 희생자들도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5일 밝혔다. 장례 절차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고 원인 규명과 보상 절차 등에 관한 논의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제주항공 참사 수습 태스크포스(TF)’ 위원인 김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로 숨진 만 15세 미만의 희생자들이 현행법상 보상받을 길이 없다”라며 “특별법을 제정해 돌아가신 모든 고인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만 15세 미만 희생자는 8명이다. 하지만 상법 제732조는 만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 계약은 무효로 하게 돼 있다. 이처럼 기존 법체계에 포함되지 않는 희생자의 지원 및 보상을 정부와 여당이 나서 세밀하게 살피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참사 발생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같이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유례없는 대형 인명 피해였던 만큼 지난 일주일간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은 더없이 “참혹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참사 발생 직후 신원 확인 절차 지연으로 임시안치소가 마련됐지만, 유가족 사이에서는 유해 보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임치안치소에 다음날 냉동 컨테이너가 설치되기까지 김 의원과 권영진 TF 위원장, 김미애·이성권 의원이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김 의원은 “시신 한 구를 안치하기까지 지역 보건소와 보건복지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119,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상당히 많은 관계 기관과 조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희생자 179명 중 176명이 안치되는 등 장례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남은 3명도 6일 중 안치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조속히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 절차 마무리하도록 도와달라는 게 그동안 유가족들의 바람이었다”며 “국회의원이기 이전에 자원봉사자 한 사람으로서 유가족의 요청을 5분, 10분이라도 빨리 정부 측에 전달하기 위해 곁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제주항공 참사 수습 태스크포스(TF)’ 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여야는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특별법을 제정하는 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제대로 된 사고 원인이 밝혀지도록 국회 특위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유가족의 의견을 경청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며 “조사 과정과 중간 결과 등 단계별로 유가족에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인 국회 특위와 달리 입법권도 갖는다. 김 의원은 “그간 이뤄졌던 국회 특위는 논의 결과를 상임위에 전달하는 자문 역할을 하곤 했다”며 “그렇지만 이번 제주항공 사고 관련 특위에는 입법권을 부여해 특별법 제정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속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사고 수습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김 의원은 “국토위는 주무 부서로서 사고 수습과 입법부 차원의 대책에 집중할 것”이라며 “특위는 보건복지위, 행정안전위 등 타 상임위원들도 합류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박상우 국토부 장관, 백원국 2차관 등 당정은 유가족에 대한 긴급생계지원금 지급 방안을 중점 논의 중이다.

유가족 사이에서는 국토부가 사고 조사를 주도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족협의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국토부 항공사고조사위원회의 항공사고조사단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상조사를 할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 등 사고 피해를 키운 공항 시설물의 관리 주체인 국토부 산하의 조사위원회가 조사를 주도하면 ‘셀프 조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국토부 출신 인사를 배제하거나 별도 조사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요청에 대해 김 의원은 “유가족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사위원회의 결과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대형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백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투명한, 단 한 가지 의문도 제기하지 않도록 치밀하고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어떤 분들이 참여하는지 조금 더 들여다보겠다”고도 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일주일째를 맞은 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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