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 쌓은 관저 경호벽…공조본, 하세월 수사로 하나하나 뜯는 중

이예슬 기자 2025. 1. 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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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영장도, 수사도 아랑곳 않고 불응하는 경호처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실패에 이어 재집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성동훈 기자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호처 관계자 2명을 추가로 특정해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101·202 경비단 등 대통령실 경호처 지휘를 받는 경비단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경호 책임·관련자들에게 영장 집행 무산의 법적 책임을 물어 관저 앞 겹겹이 쌓인 경호벽을 뜯어낼 계획이지만, 오는 6일로 효력을 다하는 영장 시한을 고려하면 더딘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특수단은 이 경호본부장에게 오는 7일 오후 2시까지, 이 경비안전본부장에게 오는 8일 오후 2시까지 나와 조사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해 입건된 피의자는 박종준 경호처장 등 총 4명이다.

특수단은 주말 사이 서울청 101·202 경비단, 22경호대장 등 관저 경호를 맡은 경찰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수단은 박 경호처장 등 경호처 책임자들이 경찰 경비단에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지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전날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33군사경찰경호대를 상대로도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공조본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경호 책임자들의 법적 책임을 따지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오는 6일로 만료된다. 박 경호처장 등 경호 책임자들은 경찰 수사에 불응하고 있다. 앞서 공조본은 박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에게 지난 4일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모두 나오지 않았다. 공조본은 박 경호처장에게 오는 7일 오전 10시까지 나와 조사받으라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경호처가 법원이 발부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대통령 경호처장이란 직책도, 그 어떤 권력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며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자들은 법과 헌법을 부정한 범죄자”라고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박 경호처장이 경호처에 ‘실탄 발포 명령’을 내리고 철조망 설치·완전무장 대테러팀 투입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에 대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키기 위한 경호처발 제2의 내란”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 경호처장을 포함한 경호처 간부들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김진성 55경비단장과 이돈엽 33군사경찰경호대장은 법을 준수할 의무를 무시하고 위법·부당한 명령을 지시해 법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앞장서도록 했다”며 이들을 고발하기로 했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지역에서 지난 3일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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