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 쌓은 관저 경호벽…공조본, 하세월 수사로 하나하나 뜯는 중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호처 관계자 2명을 추가로 특정해 입건했다. 서울경찰청 101·202 경비단 등 대통령실 경호처 지휘를 받는 경비단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경호 책임·관련자들에게 영장 집행 무산의 법적 책임을 물어 관저 앞 겹겹이 쌓인 경호벽을 뜯어낼 계획이지만, 오는 6일로 효력을 다하는 영장 시한을 고려하면 더딘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2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특수단은 이 경호본부장에게 오는 7일 오후 2시까지, 이 경비안전본부장에게 오는 8일 오후 2시까지 나와 조사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해 입건된 피의자는 박종준 경호처장 등 총 4명이다.
특수단은 주말 사이 서울청 101·202 경비단, 22경호대장 등 관저 경호를 맡은 경찰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수단은 박 경호처장 등 경호처 책임자들이 경찰 경비단에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지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전날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33군사경찰경호대를 상대로도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공조본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경호 책임자들의 법적 책임을 따지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오는 6일로 만료된다. 박 경호처장 등 경호 책임자들은 경찰 수사에 불응하고 있다. 앞서 공조본은 박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에게 지난 4일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들은 모두 나오지 않았다. 공조본은 박 경호처장에게 오는 7일 오전 10시까지 나와 조사받으라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경호처가 법원이 발부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대통령 경호처장이란 직책도, 그 어떤 권력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며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자들은 법과 헌법을 부정한 범죄자”라고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박 경호처장이 경호처에 ‘실탄 발포 명령’을 내리고 철조망 설치·완전무장 대테러팀 투입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에 대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키기 위한 경호처발 제2의 내란”이라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 경호처장을 포함한 경호처 간부들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김진성 55경비단장과 이돈엽 33군사경찰경호대장은 법을 준수할 의무를 무시하고 위법·부당한 명령을 지시해 법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에 앞장서도록 했다”며 이들을 고발하기로 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왕을 꿈꿨던 윤석열씨, 당신은 이길 수 없습니다 [김민아 칼럼]
- [전문가의 세계 - 이종필의 과학자의 발상법]‘계엄’ 경고에도 시스템 먹통…‘80년 광주’ 가
- 국힘 김재섭 “중도 다 넘어가는데 무슨 보수의 승리”
- 116세 브라질 출신 수녀 ‘세계 최고령자’로
- ‘친윤의힘’ 재확인…영장 집행 막아선 44인의 ‘방탄의원단’
- 박종준 경호처장, 오늘도 경찰 출석 안 한다…“변호인 선임 안 돼”
- ‘트럼프 2기’ 대비하는 최상목, 윤석열 그냥 둔 채 “불확실성 타개”
- “내란죄 왜 빼냐” “권성동도 그랬다”···과방위 여야 ‘탄핵’ 공방
- 공수처의 ‘네가 해라, 윤석열 체포’···수사 의지·역량 의구심만 키웠다
- 엔비디아 주가 3.4% 올라 149달러···최고가 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