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지루한 박스피 … 반도체·조선株가 반등 주도"
올해 코스피 '상저하고' 움직임
최저 2250 ~ 최고 3000 전망
1분기 기업 실적 줄줄이 하향
트럼프 리스크 겹쳐 증시 약세
美감세효과 나오는 2분기 반등
하반기 美中경기 풀리며 상승세
공매도 재개·상법 개정 등
증시관련 제도 변화에 촉각
2025년 한국 증시는 2024년 하반기부터 연달아 터진 악재에 따른 소외현상과 저평가를 딛고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기업 이익 전망치가 낮게 조정되는 상반기에는 박스권에 머물다가 탄핵과 도널드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요소가 해소되고 이익 모멘텀이 증가하는 하반기에 상승하는 '상저하고'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일경제가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삼성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질문한 결과 평균 2320에서 2890까지 예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5곳의 코스피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전망치는 2250까지 내려갔으나 가장 높은 전망치는 3000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코스피는 2360.18에서 2896.43을 오갔는데, 전망치 평균과 비교하면 하방과 상방 모두 다소 낮아졌다.
코스피 전망치를 2400에서 3000으로 가장 긍정적으로 예상한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의 이익 모멘텀 둔화로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하반기에는 유동성 효과와 G2 경기 모멘텀 등에 따라 증시 상승 탄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코스피 하방 전망치를 2250으로 가장 낮게 책정한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시중금리 및 수입 물가 상승 우려와 관세 시행 가능성,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 등으로 1분기에는 코스피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미국 감세효과가 나오면서 2분기부터 주가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트럼프 2기 출범 등 미국발 변수가 주로 꼽혔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 연착륙 환경에서 연준의 통화 완화 정책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관세 인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폐지 등은 한국 기업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수홍 센터장은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대중 관세 60% 및 보편 관세 10% 부과 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감세 및 금융 규제 완화 정책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증시 유망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업종이 꼽혔다. 금리 인하와 트럼프 정부 정책 등에 수혜를 볼 업종이 주요 투자처로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형 센터장은 "상반기 바이오 업종은 금리 인하의 수혜를 보고 과거 바이오 버블 사이클과 달리 이익 가시성이 확보됐다"면서 상반기 추천 업종으로 바이오 종목을 골랐다. 또 "3분기를 기점으로 이익 턴어라운드가 가시화하고, 수출 제조 업황 개선 기대감이 있다"며 하반기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하드웨어를 꼽았다. 윤석모 센터장은 "양호한 글로벌 수급과 비용 절감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조선 업종에 대한 투자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조선 업종이 트럼프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학개미를 위한 미국 증시 투자 추천 업종을 묻는 질문에는 인공지능(AI) 등 빅테크와 금융 등 업종을 추천하는 응답이 많았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규제 완화 등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종형 센터장은 "규제 완화와 경기 확장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테마와 관련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AI·자율주행, 방위·우주항공, 금융 규제 완화, 전력 수요 급증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모 센터장은 "펀더멘털 퀄리티가 높은 대형주 중심의 접근이 2025년에도 유효할 것"이라며 "빅테크는 풍부한 현금 보유량, 낮은 부채비율,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갖춰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수홍 센터장은 "트럼프발 가상화폐 친화 정책은 금융과 테크 섹터에 모두 우호적"이라면서 "국방·방산 섹터와 우주·항공 섹터의 경우 민간·공공 투자자금이 쏠리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주요 법안 등 변화로는 공매도 재개와 상법 개정, 자사주 신주배정 제한 등이 꼽혔다.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이 반복된다는 이유로 2023년 11월부터 금지됐다가 오는 3월 재개된다.
유종우 센터장은 "공매도 재개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며 "매매제도 정상화로 외국인 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영향을 분석했다. 또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중 주주 항목 확대는 밸류업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윤석모 센터장은 지난달 31일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언급하며 "'자사주 마법'으로 불리는 인적 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관습이 사라지고 소액주주의 권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의 인적 분할 시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이 제한되고 자사주 보유·처분 등 과정에서 공시가 대폭 강화된다.
이런 다양한 변수를 고려했을 때 올해 증시 공략은 '상저하고' 전망에 따라 낙폭 과대 종목과 대형주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이 추천된다. 조수홍 센터장은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이탈하며 미국 주식시장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며 "연초~1분기 주가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윤창용 본부장은 "한국 수출과 IT 업황 회복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상반기까지는 박스권 대응 후 2분기 중반부터 수출 대형주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등 정치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종우 센터장은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진 만큼 정치 테마주 투자가 극성인데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주가는 기업 실적에 의해 결정되니 산업 성장 여부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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