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EPL과 엄청난 수준 차이 나는 곳에서 와" 포스테코글루 한국 무시 발언 논란...."아직 데뷔 계획 없다"

사진=토트넘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강원FC 양민혁이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9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토트넘은 4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경기에서 1대2로 패배했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은 12위로 추락했다.

이날 경기부터 양민혁은 공식적으로 토트넘 데뷔가 가능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유망주인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데뷔하자마자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넘어서 리그 베스트 일레븐까지 차지한 양민혁은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을 받았다.

(영종도=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24시즌 한국 축구 최고의 슈퍼 루키이자 손흥민 선수가 뛰는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는 양민혁 선수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4.12.1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양민혁은 영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같이 뛰는 모습을) 당연히 상상도 해봤다. 얼른 가서 나의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경기를 뛰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다. 지금 한 80%~90%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준비는 다 됐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빨리 토트넘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양민혁은 주전 경쟁에 있어서도 "내가 좀 더 작고 날렵하다고 생각해서, 순간 스피드에 더 자신이 있는 것 같다시즌 동안 경기를 잘 출전하고, 포인트를 올리는 것이 목표다. 가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보여줬다.

(영종도=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24시즌 한국 프로축구 최고의 슈퍼 루키이자 손흥민 선수가 뛰는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는 양민혁 선수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4.12.1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양민혁이 토트넘에 합류했을 시점에는 이적시장이 열린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양민혁의 토트넘 1군 합류는 어려웠다. 2025년 1월 1일부터 양민혁은 토트넘 선수로 등록이 됐고, EPL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양민혁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양민혁은 토트넘 선수로 출전이 가능하다.

양민혁의 토트넘 데뷔전이 언제가 될 것인지를 한국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그런 기대감을 뒤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뉴캐슬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당분간 기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계획은 없다. 양민혁이 적응할 수 있도록 그냥 두자"고 딱 잘라 말했다.

사진=토트넘

충분히 이해 가능한 범위다. 양민혁이 한국에서 2024시즌을 꽉 채워서 뛰고 온 상황이라 무리해서 출전시킬 이유는 없다. 또한 아직 2006년생이라 신체적으로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체력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양민혁이 쉬지 못하고 또 뛸 경우에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후의 발언이 다소 논란이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다. 그는 여기서 직면하게 될 경쟁 수준과 전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가진 정 반대편의 세계에서 왔다. 우리는 양민혁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 양민혁이 뛰었던 K리그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양민혁의 토트넘 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 하지 않아도 될 의견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강원FC 양민혁이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9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양민혁은 매우 어린 선수지만 이미 실력은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EPL과 K리그1 수준을 비교하는 건 맞지 않는 일이지만 양민혁이 강원FC에서 보여준 잠재력과 실력은 리그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18살의 신예 선수가 데뷔 1년차에 리그 전 경기 출전을 달성해 12골 5도움을 기록했다. 양민혁의 활약을 내세운 강원은 구단 최초로 우승에 도전하기도 했다. 최연소와 관련된 각종 신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운 양민혁은 토트넘을 비롯한 여러 팀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토트넘을 선택했다.

사진=토트넘

K리그1 베스트 일레븐까지 차지한 양민혁이기에 당장 토트넘에서 뛸 수준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애초에 토트넘은 양민혁을 1군에서 기용하기 위해서 영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K리그 무대를 비하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단어 선택이 좋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여기에 있다는 건 (양민혁에게) 도움이 되고 그가 클럽에 있을 때나 클럽 밖에 있을 때에도 양민혁을 도와줄 것이다. 우리는 단지 그를 일찍 정착시키고 그에게 정착할 기회를 주려고 노력할 뿐이다. 실제 계획은 없다. 양민혁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정착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한 '루키 공격수' 양민혁(18)이 '캡틴' 손흥민(32)이 지켜보는 가운데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을 보면 양민혁의 토트넘 데뷔전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전망이다. 원래 예상됐던 데뷔전 날짜는 오는 12일에 있을 FA컵 경기였다. 토트넘의 FA컵 상대는 5부 리그팀인 탬워스다. 프로 구단도 아닌 탬워스이기 때문에 토트넘이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돌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다. 현재 토트넘 주전급 자원들이 모두 체력적인 난조를 호소하고 있는 중이기에 양민혁이 교체로라도 출전하지 않을까 예상됐다.

하지만 탬워스전에서도 양민혁의 모습을 보기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