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 협상 결렬' 오스트리아도 정치 혼란…총리 "물러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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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총리가 지난해 총선에서 제1당이 된 극우 정당을 빼고 연립 정부 구성을 시도했다가 협상이 결렬되자 사의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치른 총선에서 나치 부역자들이 참여해 세운 자유당이 득표율 29%를 얻어 제1당으로 도약한 뒤 네함머 총리는 극우 정부 설립을 막기 위해 국민당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 좌파 성향 네오스 간 연정을 구성하는 임무를 맡아 협상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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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총리가 지난해 총선에서 제1당이 된 극우 정당을 빼고 연립 정부 구성을 시도했다가 협상이 결렬되자 사의를 발표했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동 우파 성향 국민당 대표인 칼 네함머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감스럽게도 오늘 (연정 구성) 협상이 끝났다"며 "며칠 내에 총리와 국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함머 총리의 사퇴 결정은 11월 이후 본격화한 연정 구성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나온 것이다. 지난해 9월 치른 총선에서 나치 부역자들이 참여해 세운 자유당이 득표율 29%를 얻어 제1당으로 도약한 뒤 네함머 총리는 극우 정부 설립을 막기 위해 국민당과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 좌파 성향 네오스 간 연정을 구성하는 임무를 맡아 협상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세 당은 경제 사안을 둘러싼 이념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네오스와 사회민주당은 잇따라 협상 결렬을 발표했다.
연정 구성 실패로 오스트리아는 경제 위기 속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커지게 됐다. 오스트리아는 올해까지 3년 연속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올 정도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더구나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올해 180억~240억유로(약 27조3000억~36조4000억원)의 예산을 삭감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정 구성이 무산되면서 가능한 선택지로 극우 성향의 자유당을 포함해 연정을 구성하거나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네함머 총리는 자유당과 손잡기를 거부해온 만큼 국민당 지도부가 바뀐 뒤 자유당과 국민당이 연정 구성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 혹은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경우 자유당은 지지율 상승세를 바탕으로 득표율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선택지 모두 자유당의 입지 강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고물가와 경제난 등에 시달린 유럽에선 최근 수년간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 정당들이 득세하며 정치권 주류로 올라선 상황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정치 혼란은 많은 정통 정당들이 이들과 연합하기를 꺼리면서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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