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전쟁 시나리오 수립했던 러시아…포항제철 폭격 계획까지
“유럽과 아시아 전장 불가분의 관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러시아가 한국, 일본과 전쟁이 벌어지면 민간 인프라까지 표적으로 삼는 훈련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계획을 세운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을 유지하는 와중에 동아시아의 서방 동맹국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러시아군 기밀 문서를 입수했다며 러시아가 2013~2014년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수립한 장교용 훈련 계획을 공개했다.
러시아 군사아카데미 휘장이 새겨진 해당 기밀 문서는 2008~2014년 작성된 29개 비밀 러시아 군사 파일에서 발췌한 것으로, 2013~2014년 장교들을 대상으로 회람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이 문서가 2008~2014년 러시아 동부 국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해 장교들을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여전히 러시아의 전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문서에는 러시아 동부 지역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강조돼 있다”며 “러시아의 군 기획자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의 전쟁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의 동부 국경이 노출돼 미군 자산과 지역 동맹국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윌리엄 알버크는 이 문서로 러시아가 아시아의 서방 동맹국들에 의한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이는 “아시아와 유럽의 전쟁 상황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그 근거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하고 나토와 한층 격화된 대립을 추구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아시아는 아주 중요한 지역이 됐다는 점을 들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수천㎞ 떨어진 북한의 군병력 1만명 이상을 전쟁에 끌어들였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윌리엄 앨버크는 FT에 러시아군 기밀문서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은 “유럽과 아시아의 전장이 직접적이고 불가분하게 연결돼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주한미군 2만8000여명, 일본에는 주일미군 5만4000여명이 주둔 중이다.
스팀슨센터의 앨버크는 “러시아가 에스토니아를 기습 공격하려 한다면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을 공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토니아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옛 소련의 지배를 받았으나 지금은 나토(NATO)에 가입한 발트 3국 중 하나다.
러시아는 한국과 일본의 도로, 교량, 공장 등 160곳을 잠재적인 공격 목표물로 설정했다.
그 중 첫 82개 목록에는 이들 국가의 지역 사령부, 레이더 시설, 공군·해군 시설 등 군사 목표물이 나열됐다.
이와 함께 한국의 포항제철, 부산의 화학 공장 등 민간 시설까지 타격 목록에 올랐다.
일본은 혼슈·규슈섬을 연결하는 간몬 터널을 비롯한 교통 인프라와 원자력발전소 13곳, 정유소 등 전력 시설이 거론됐다.
이들 목록은 러시아의 Kh-101 순항 미사일의 능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언급됐다.
문서는 Kh-101을 이용한 가상의 공격이 어떻게 전개될 수 있을지를 거론하며 일본의 오쿠시리토 레이더 기지의 내부 건물 사진과 이들의 정확한 치수를 적시한 내용도 포함했다.
러시아가 2014년 2월 24일 한국과 일본의 방공망을 시험하기 위해 Tu-95 폭격기를 출격시켰다는 내용도 문서에 담겼다.
러시아군이 공격목표물을 정하면서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군의 지휘통제 벙커 2곳에 대한 설명에는 벙커 방어를 돌파하는 데 필요한 병력추정치까지 포함시켰다.
아울러 러시아군이 한국과 일본의 영공 방어 태세를 탐색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폭격기들을 출격시킨 내용도 기밀문서에 담겼다.
러시아는 과거 수차례 동해에서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출격한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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