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앞 대형 집회에 많은 눈까지…주말 교통지옥 된 한남동
잇따른 도심 집회에 눈까지 내리면서 서울 한남동 일대 교통이 마비되고 있다.
5일 오전 서울교통정보(TOPIS)와 경찰청 교통정보센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삼일대로와 한남대로 일부는 도로 점거 집회로 인해 통제 중이다. 해당 도로는 이날 오후 11시 30분까지 통제될 예정이다. 오전 7시 30분 기준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면서 5일 오후 교통 상황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7시, 눈 내리는 서울 한남대로 노면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구역 안에는 온 몸에 은박 방한 담요를 두르고 웅크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들은 전날인 4일 오후부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과 민주노총 등이 연 윤석열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에 참가한 후 이날 오전까지 도로 위에서 밤을 지새웠다.
한남초 인근 육교를 사이에 두고 5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 참가한 이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도 “공수처가 언제 대통령 관저로 급습할 지 모른다”며 은박 방한 담요를 몸에 두르고 태극기를 든 채 밤을 샜다. 이들은 도보로 통행하는 시민들을 가로막고 “윤석열 만세 삼창을 해보라”고 한 뒤 통행을 안내하기도 했다.
연이은 집회에 눈까지 내리면서 시민들의 교통 불편은 가중됐다. 육교와 인근 횡단보도가 통제된 것을 발견한 인근 주민 고모(74)씨는 한 집회 참가자를 붙잡고 “저쪽으로 가려면 어떻게 건너가야 하나” 물었다. 한남역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해 경기 용인에서 왔다는 박모(52)씨는 “버스기사가 한남대교북단까지만 간다고 해서 급하게 한남오거리 정류장에 내렸다”면서 “눈 와서 길도 미끄럽고 짐도 많아서 너무 불편하다”고 했다.
5일 서울 중구에서 강남구 소재 교회로 주일 예배를 가는 홍모(57)씨는 “평소 자가용을 이용하는데 눈과 집회 때문에 교통이 혼잡하다는 소식을 듣고 버스를 타려 한다”고 했다. 홍씨는 “다 잘 살아보려고 시위하고 그러는 거 알지만 차도를 전부 다 막는 건 너무 한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11시쯤 한남오거리 정류장에서 만난 이모(56)씨는 “오늘 아침까지 개인 일정을 마치고 판교에 있는 집으로 향하는 중인데 광역버스 도착 정보가 안 뜬다, 빨리 집에 가야 하는데 암담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씨는 “인근 숙소에서 잠을 잤는데, 밤에는 시위 소리에 창문이 덜컹덜컹 울릴 정도여서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이날 오후에도 한남대로 일대 대형 집회가 예정돼 있다. 오후 12시부터는 신자유연대 등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제루터교회 앞에서 2개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연다. 약 500m 떨어진 일신빌딩 앞에서는 오후 2시부터 비상행동 등이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를 연다.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4일 오후 5시에는 한강진역에 서는 6호선 열차가 20분동안 이 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해당 시각 한강진역 일대에는 서울역으로부터 행진을 마친 촛불행동 등과 민주노총이 집결하고 있었다. 이날 경찰 추산 친윤집회에는 최대 3만 8000명, 반윤집회에는 최대 약 4만 5000명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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