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또 나가려는 트럼프…글로벌 중재자 '중국' 띄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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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시 트럼프라는 '갈지(之)'자 리더를 다시 맞는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에 국제기구를 통한 글로벌 협력에 균열이 생기고,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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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미국이 다시 트럼프라는 '갈지(之)'자 리더를 다시 맞는다. 취임 첫날부터 불법이민자 추방, 고율 관세 선언이 나올 전망이다. 보호무역을 펼칠 미국은 EU 탈퇴 후 고전하는 영국의 길을 걸을까, 당선인의 말대로 다시 위대해질까. '아메리카 온리'를 외치는 트럼프의 미국을 진단해본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2017년~2021년 1월)에 추진했던 국제기구와 협정 탈퇴 행보를 2기 행정부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은 파리 유엔 기후변화 협약(이하 파리기후협약), 유엔 인권이사회, 이란 핵협정(JCPOA)을 탈퇴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탈퇴 작업도 진행했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고려를 시사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직후 '트럼프 정책 뒤집기'에 나서면서 파리기후협약과 유엔 인권이사회에는 복귀하고, WHO 회원국 탈퇴는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달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미국은 파리기후협약 참여국, WHO 및 나토 회원국 명단에서 다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이후에는 화석연료 산업 인사들을 주요 직책에 배치하며 협약 탈퇴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WHO 탈퇴는 취임 첫날 발표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나토와 관련해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없으면 탈퇴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에 국제기구를 통한 글로벌 협력에 균열이 생기고,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외치는 사이 중국은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정부와 비즈니스 동맹을 체결하며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중국은 기후 산업에서 미국의 공백을 채우며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유엔 측에서도 이미 중국의 리더십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유엔 기후 책임자인 사이먼 스틸은 앞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중국의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후 산업에서 중국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미국의 WHO 탈퇴가 세계 보건 분야에서의 중국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계기가 될 거란 관측도 있다. 영국 비영리 학술 매체인 더컨버세이션은 "중국은 의료 인프라에 대한 자금 지원과 의료 전문가 양성으로 세계 보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 (미국을 대신해) WHO와 일부 특정 글로벌 보건 기금 지원에 개입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중국은 또 WHO에서 양자 및 지역 개발 강화에 계속 참여하고, 특히 서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에서 글로벌 건강 소프트파워 의제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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