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길 터준 군·경…경호처장, 경찰 조사 불응

[앵커]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군과 경찰은 경호처의 협조 지시에 응하지 않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경호처장과 경호차장은 "엄중한 시기라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어제(4일) 경찰 소환에 거부했습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공조수사본부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방해했다며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경호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오동운/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지난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특수공무집행 방해죄로 의율할 수 있음을 엄히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경호처는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엄중한 시기"라며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체포영장 시한이 6일 자정까지인 만큼, 공조본이 영장 재집행에 나설 경우를 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조사가 불발되자 공조본은 경호처장은 오는 7일, 경호차장은 오는 8일 출석하라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군·경이 영장 집행 당일인 지난 3일, 대통령 체포를 저지해 달라는 경호처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관저 외곽을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202경비단과 관저 웉타리 경호를 담당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이 공수처와 경찰의 협조 요청에 따라 관저로 향하는 첫 번째 철문을 개방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당시 55경비단 병력을 영장 집행 저지에 투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경호처에 전달했고 공수처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경찰도 경호처의 협조 요청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법하게 근무하라고 지시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권 일각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경찰의 관저 투입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응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항명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경찰은 협조 요청에 대한 적법 절차를 따졌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공조본은 55경비단장도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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