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의 지정학 [2024 올해의 사진]
사진 최요한·글 주용성 2025. 1. 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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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음을 내며 날아가는 정찰기가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누군가의 머리 위에 죽음의 좌표를 찍고 돌아오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서로가 쏘아대는 말의 파편이 오물 풍선과 무인기가 되어 서울과 평양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모습은 견고해 보이는 평화가 소리 없는 균열에 얼마나 허술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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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매년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가, 그리고 소설가·시인 등과 협업해 ‘올해의 사진’ 송년호를 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글로 한해를 ‘소장’해 보세요.
굉음을 내며 날아가는 정찰기가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 누군가의 머리 위에 죽음의 좌표를 찍고 돌아오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서서히 균열을 일으키며 집을 무너뜨리는 전투기의 소음이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전쟁의 잔혹함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우리는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남과 북이 6년 만에 접경지역에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서로가 쏘아대는 말의 파편이 오물 풍선과 무인기가 되어 서울과 평양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모습은 견고해 보이는 평화가 소리 없는 균열에 얼마나 허술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사진 최요한·글 주용성(사진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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