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류 전문가 "사고기, 도착 5km 전 엔진에 오리떼 빨려든 듯"

김지산 기자 2025. 1. 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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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객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중요 원인으로 조류와 충돌이 지목된 가운데 야생 조류 전문가가 공항 도착 5km 지점에서 조류와 충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 지회장은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경로에는 해남 금호방조제와 고천암호가 있는데 현재 금호방조제에 15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가창오리는 야행성으로 해 질 무렵 먹이활동을 시작해 여객기 사고가 난 시각인 오전에 다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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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피서리 창포호 철새도래지 안내판(위)과 창포호 상공을 이동하는 야생조류떼./사진=뉴시스(조기석 한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무안지회장 제공)

탑승객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중요 원인으로 조류와 충돌이 지목된 가운데 야생 조류 전문가가 공항 도착 5km 지점에서 조류와 충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5일 뉴시스에 따르면 조기석 한국멸종위기야생동식물보호협회 무안지회장은 제주항공 참사 이후 무안국제공항 인근 야생조류를 관찰한 결과 인근에서 가창오리 등 조류 수십만 마리가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지회장은 뉴시스에 "사고 당시 여객기가 촬영된 모습을 보면 비행 속도 등을 감안했을 때 최소 공항 도착 5㎞ 지점에서 양쪽 엔진 모두 조류가 빨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행경로 지점이자 가창오리떼가 이동하는 무안군 운남면 동암리 주민들도 여객기에서 펑펑하는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비행경로를 따라 가창오리떼 이동을 확인한 결과 사고가 발생한 오전 9시3분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사고 지점에서 1000여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 지회장은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경로에는 해남 금호방조제와 고천암호가 있는데 현재 금호방조제에 15만 마리의 가창오리떼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가창오리는 야행성으로 해 질 무렵 먹이활동을 시작해 여객기 사고가 난 시각인 오전에 다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고 밝혔다.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망운면 피서리 창포호에도 낮에는 일반 오리 등 조류 1000~2000마리와 흑두루미 60여 마리가 관찰됐다.

조 지회장은 "전국 대부분의 공항이 철새도래지 인근에 있는 만큼 이번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는 철새 서식 환경을 정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철새 이동시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 2216편은 지난해 12월29일 오전 조종사가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긴급구난 신호) 교신을 한 후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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