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불쌍해 어떡해” 치매운전자에 허망하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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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일만 하다가 이렇게 (형이) 순식간에 떠나버렸습니다. 우리형 너무 불쌍해요. 소주 한병 먹고 잠들고 일어나서 또 일 나가고, 이게 일상이었는데."
지난 12월 31일 목동 깨비시장 돌진 사고로 과일가게 직원이었던 40대 남성 A씨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자, A씨의 친동생으로 추정되는 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재조명되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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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손님들 “인사성 밝고 착한 친구였는데…죽음 안타까워”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하루종일 일만 하다가 이렇게 (형이) 순식간에 떠나버렸습니다. 우리형 너무 불쌍해요. 소주 한병 먹고 잠들고 일어나서 또 일 나가고, 이게 일상이었는데….”
지난 12월 31일 목동 깨비시장 돌진 사고로 과일가게 직원이었던 40대 남성 A씨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자, A씨의 친동생으로 추정되는 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재조명되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과일가게에서 10년간 열심히 일한 친형의 죽음이 허망하고 원통하다”, “형의 흔적이 남아있는 방을 보니 형이 너무 보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시장 상인들도 A씨를 ‘성실했던 청년’으로 기억했다. 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B씨는 “인사성이 밝고 아주 착한 청년이었다”면서 “A씨가 있으면 시장이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성격이 싹싹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 되는 비극적인 소식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면서 A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인근에서 과일을 파는 한 상인도 “부지런하고 손님들이랑도 친하게 지내서 여기 시장에서 그 청년을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며 “이렇게 일찍 갈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시장 한켠에는 A씨를 추모하는 공간도 작게 꾸려졌다. ‘직원의 안타까운 사고로 1월 3일 발인까지 가게를 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글이 적힌 상자판이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과일과 소주, 음료수, 꽃 등이 작은 원의 형태로 모여 있었다.
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추모 공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묵념을 했다. 사고 발생 당시 시장서 울려퍼진 굉음을 듣고 달려나왔다는 목동 주민 C씨는 “가스가 폭발한 줄 알고 신고하려고 나왔는데 내가 아는 청년이 참혹한 일을 당했을 줄이야 꿈에도 몰랐다”면서 “위급 상태라는 얘기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희망을 붙잡고 있었는데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또다른 시민은 “시장에 올 때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생각하겠다. 부디 좋은 곳 가셨으면 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A씨가 일하던 가게에선 청록색 천막을 뚫고 연신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게 주인 D씨는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바닥에 떨어진 과일을 주워 휴지로 닦다 이내 멈추더니 허공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검은색 앞치마를 두르고 가게 내부를 정리하던 D씨는 “뭐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청소라도 하려고 이렇게 (가게에) 나왔다”고 말했다.
D씨는 “(A씨는) 2015년부터 약 10년 동안 붙어 일했던 가족같은 친구였다”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D씨는 “사고 당일 점심 때만 해도 떡국을 같이 끓여 먹으면서 ‘새해에도 화이팅하자’는 얘기를 나눴다”며 “아직도 그가 일하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 제발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사고를 낸 운전자 김모(75) 씨는 2년 전 치매를 앓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2022년 2월 양천구의 한 보건소에서 치매 소견을 보여 치료 권고를 받았으며, 그해 9월 적성검사 후 1종 보통 운전 면허를 갱신했다. 경찰은 또 김씨가2023년 11월부터는 서울 소재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아 3개월간 약을 복용했으나, 사고 당일이나 최근엔 치매 관련 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은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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