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값 70%↑·배추·무 25%↑…과일·채소가 밀어올린 장바구니 물가
상승률은 배·귤·감·사과 순…채소 중에는 배추·무·당근·토마토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과 채소가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 대비 9.8% 상승했다. 이 지수는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특히 지난해 40% 이상 오른 귤이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대표적 급등 과일인 사과·배가 뒤를 이었다. 이어 채소류 중 토마토, 배추 등의 기여도도 높았다.
과일류의 경우 16.9% 상승했다. 19개 품목 중 13개 품목(68.4%)의 가격이 올랐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은 배(71.9%)로, 작황 부진으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며 급등했다. 뒤를 이어 귤(46.2%), 감(36.6%), 사과(30.2%)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복숭아(13.1%)와 체리(8%), 아보카도(8.1%)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과일의 경우 바나나(-5.9%), 파인애플(-5%), 망고(-10.4%), 오렌지(-3.9%), 참외(-4.7%), 딸기(-2%), 블루베리(-2.3%) 등이 할당관세 시행과 글로벌 물류 여건 개선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채소류는 27개 품목 중 21개 품목(77.8%)의 가격이 상승했고, 6개 품목만 가격이 하락하며 평균가격이 8.2% 올랐다.
특히 배추(25%)와 무(24.5%)는 급등하며 채소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당근(20.9%)과 토마토(21%) 역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열무(14%), 풋고추(12.1%), 호박(14.5%), 가지(10.9%), 브로콜리(13.9%), 파프리카(11.9%)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오이(9.7%)와 시금치(9.4%)도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감자(-8.5%), 양파(-5.3%), 콩나물(-2%), 버섯(-1%), 마늘(-6.2%)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으며, 파(-16.5%)는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축산물과 수산물 기타식료품은 등락이 엇갈렸다. 돼지고기(7.2%), 쇠고기(5.5%), 우유(3.7%)가 상승한 반면, 닭고기(-3.1%), 계란(-1.8%), 쌀(-2.9%)은 하락했다.
수산물에서는 오징어(10.2%), 갈치(8.5%), 고등어(6.7%)가 상승했고, 명태(-4.4%), 새우(-3.5%)는 하락했다. 기타 식료품으로는 설탕(4.1%), 밀가루(3.5%)가 상승했으며, 식용유(-2.2%), 커피(-1.5%)는 하락세를 보였다.
장바구니 물가를 좌우하는 신선식품은 기후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예측과 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는 비축 물량 확대와 수급 관리를 통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사과, 배 등의 작황이 매우 안 좋아 상반기 과일류 물가가 높았고, 여름철 이후에는 집중호우, 상당 기간 지속된 폭염·고온 영향으로 채소류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선식품 물가가 높았다"며 "올해 기후 영향을 장담할 수 없지만, 비축 등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대부분의 기관에서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 관리 목표치인 2%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물가 상승률을 1.8%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도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소비자 물가의 최대 변수는 달러·원 환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동성은 수입 물가를 좌우하며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은행도 연초 소비자물가가 고환율로 인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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