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펀드에 추경 기대감…대왕고래 '돈맥경화' 해소될까

이정현 기자 2025. 1. 5.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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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가능성…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500억 복원 여부 촉각
경북도 '에너지펀드' 조성해 투자 계획…"해외투자 유치가 중요"
한국석유공사가 지난달 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약 40km 떨어진 대왕고래 구조에서 탐사시추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시추 지점에 정박해 정확한 시추위치를 조정하고 있는 웨스트카펠라호의 모습. (한국석유공사) 2024.12.20/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국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불안한 출발을 한 동해 심해 가스·석유전 개발사업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분위기 반전 기회를 맞았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을 꺼내든 데 이어, 경북도에서는 금융기관과 펀드를 조성해 사업비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소위 '돈맥경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연초 경제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에서 처음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지난 2일 '2025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밝힌 자리에서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 상반기 18조 원에도 재정, 세제, 공공기관, 민투, 정책금융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돼 있듯이 추가 경기 보강 방안도 다양한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추경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달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추경 필요성을 언급했던 터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의 부활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추경 편성이 구체화하면 논의 과정에서 야당을 다시 충분히 설득하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국회는 2025년도 정부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산업부 소관 예산 중 소위 '대왕고래 시추 예산'인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을 정부안(505억 원) 대비 98%(497억 2000만 원) 삭감했다. 통과시킨 예산은 8억 3700만 원에 불과하다.

당초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1000억 원이 소요되는 1차 시추에 한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국회에서 정부 몫 예산이 사실상 전액 삭감되면서 부담은 오롯이 석유공사로 넘어가게 됐다. 2020년 이후 자본잠식 상태에 허덕이는 석유공사가 홀로 짊어지기엔 버거운 상황이라 사업 차질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 News1 김대벽기자

1차 시추 후 추가 시추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도 더 폭넓어졌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최소 5회, 10회 미만에서 시추탐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추 1공당 최소 1000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는데, 2차 시추부터는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가 최근 '대왕고래 프로젝트' 재원 마련을 위해 펀드 조성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에너지 투자펀드'를 만들어 민간투자를 지원하는 등 석유공사와 협력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도 재정과 민간금융을 합쳐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 에너지사업에 지원·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에 해외투자 유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경북도의 발표는 '구상단계'인데다, 1차 시추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차 시추에 성공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국회 차원에서 추경을 편성해 지원해야 한다"면서 "만약 추가 시추를 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경북도 차원에서 추가 예산을 세우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북도의 에너지 투자 펀드 조성은 저희(산업부)와 아직 사전 협의된 바 없다"면서 "결국 지금 (탐사)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해외투자 유치"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설명회를 진행해왔다"며 "본격적인 투자유치는 1차 시추가 끝난 이후 2월 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달 20일 석유·가스전 부존 가능성이 있는 '대왕고래' 해역에서 1차 시추작업을 시작했다.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대왕고래'는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망구조다. 보안상 구체적인 좌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공사는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까지 시추공을 뚫은 후 암석 시료를 확보해 해당 좌표의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시추작업에는 약 40~5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첫 작업의 결과는 내년 상반기쯤 나올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대왕고래의 사업성 여부가 결정 날 것으로 보인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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