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냅다 뿌린다"…혜리 소름 돋은 태연 '향기 마케팅'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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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냅다 뿌려요. 조향사님과 여러 번 미팅을 진행해 베이스노트, 미들노트, 탑노트까지 정합니다."
지난해 가수 태연이 혜리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콘서트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한 영상이 재조명 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3월께 공개됐으나, 유튜브에서 '혜리가 소름 돋은 태연의 콘서트 후각설계' 등의 제목으로 향 관련 내용만 발췌된 쇼츠(짧은 숏폼 콘텐츠)가 최근 다수 파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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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용어 '프루스트 효과' 활용
"추후 연구로 임상 적용 기대"
"공연장에 냅다 뿌려요. 조향사님과 여러 번 미팅을 진행해 베이스노트, 미들노트, 탑노트까지 정합니다."
지난해 가수 태연이 혜리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콘서트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한 영상이 재조명 되고 있다. 매번 콘서트를 준비할 때마다 조향사와 함께 콘서트에 어울리는 새로운 '향'을 만들고, 공연장에 뿌린다는 이유에서다.
"콘서트마다 다른 향"
해당 영상은 지난해 3월께 공개됐으나, 유튜브에서 '혜리가 소름 돋은 태연의 콘서트 후각설계' 등의 제목으로 향 관련 내용만 발췌된 쇼츠(짧은 숏폼 콘텐츠)가 최근 다수 파생됐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 쇼츠는 지난달 28일 게재된 이후 132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상에서 태연은 "팬분들이 공연을 오래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게끔 만들어보고자 콘서트에 어울리는 향을 기획하게 됐다"며 "매 공연마다 드는 추상적인 감정과 느낌이 모두 다른데, 이를 향으로 표현해본다"고 조향 과정을 설명했다. 팬들의 반응이 좋아 콘서트 굿즈로 향수를 출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태연은 공연에 진심이다", "나도 좋은 추억이 있는 향수를 맡으면 그때 기억이 되살아난다", "태연 콘서트 딱 한 번 가봤는데 기억난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루스트 효과' 뭐길래
이렇게 특정한 향기를 맡고 기억이 되살아나거나, 감정을 불러일으키게끔 유도하는 것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중 주인공이 홍차 향기를 맡으면서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된 순간을 묘사한 부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다.
의료계에 따르면, 실제로 후각은 다른 어떤 감각 신호보다 뇌에 저장된 기억이나 그 기억과 관련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속도가 빠르다.
보통 감각기관에 자극이 입력되는 '시상'이라는 간뇌 안쪽의 기관을 거쳐 정보가 처리된다. 그런데 후각 정보만 유일하게 시상을 거치지 않는다. 곧바로 대뇌로 넘어가기 때문에 정보 처리 속도가 빠른 것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네이처지 '인간 행동'에 실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후각은 색상변화에 대한 시각의 민감도와 동등한 수준의 민감도를 갖춘 것으로도 분석됐다.
이 점을 이용해 '향기 마케팅'을 펼치는 업계도 있다. 향기를 이용해 소비자의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특정 브랜드를 연상하게끔 하는 기법이다. 교보문고 서점에 가면 책의 종이 냄새와 섞여 나던 일명 '교보문고 향'이 대표적이다. 교보문고는 실제로 이 향이 담긴 디퓨저를 판매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후각과 향, 인지 능력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면서 '향기요법'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뇌바이오 연구센터 연구진은 향기가 노인들의 기억력을 향상시켰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60~85세 실험 대상자에게 6개월간 매일 잠들기 전에 디퓨저에 천연 오일을 넣고 수면을 취하도록 했는데, 이 요법을 시행한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단어 테스트, 청각언어테스트 등에서 인지기능이 226% 향상했다.
조서은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특정 향을 맡았을 때 과거의 감정이나 기억이 물밀듯 떠오르는 것은 실제 감각 기관의 특성에 따른 과학적 사실"이라며 "후각과 뇌 건강, 기억력이 밀접한 상관관계에 놓여있다는 연구 결과도 점점 등장하고 있다. 이 분야에 연구가 지속된다면 추후 노인의 인지 치료에 있어 향기가 쓰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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