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항공안전…공항 추가건설·UAM 상용화 속도 늦추나

황보준엽 기자 2025. 1. 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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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늦어지더라도 안전 강화해서 새로운 공항 지어야"
도심 나는 UAM 다시 살핀다…"안전부터 확인 후 실용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엿새째인 3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 기체의 랜딩기어 잔해가 인양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무안국제공항의 관리 미흡 등이 꼽히자 지방공항 조성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정책 이행도 불투명해진 것이다.

특히나 내년 상용화를 앞둔 도심항공교통(UAM)의 경우 도심 내를 이동하는 만큼 피해 우려가 크고, 버드 스트라이크에 취약해 원점 재검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제기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엿새째인 3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참사 현장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 기체의 꼬리 부분이 크레인에 의해 인양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업성 부족 속 '지방공항' 관리 미흡, 사고로 이어진다

5일 항공업계와 전남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달 8일부터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을 오가는 국제선을 무안공항에서 운영하기 시작했다.

운영을 개시한 지 21일 만에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사망자는 179명으로 역대 3번째로 희생자를 많이 낳은 항공 사고로 남게 됐다.

항공업계는 활용도가 낮은 공항이 난립하면서 관리 미흡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원체 수요가 적다보니 관리가 미흡했고,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만성적인 장비 및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무안공항에선 최근 6년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10차례나 발생했으나 탐지레이더와 열화상 탐지기 등의 설비가 없었다.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은 4명에 불과하다.

타 공항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제공항인 강원 양양공항은 관제레이더가 없고, 울산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 공항 중 가장 짧은 2㎞에 불과하다.

콘크리트 구조 착륙 유도 안전시설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 같은 시설은 유독 지방 공항에 몰려 있다. 무안·여수·광주·포항경주공항 등 4곳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반면 국내 최대 공항인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은 철제구조물의 형태다.

이런 이유로 지방공항 조성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사업 추진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특별법이 통과되거나 정부가 추진 중인 공항은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TK신공항) △새만금국제공항 △흑산공항 △제주 2공항 △울릉공항 △백령공항 △서산공항 등 8곳이다. 지자체에서 검토 중인 경기국제공항과 포천공항까지 포함하면 10곳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개항이 늦어지더라도 신규 공항 건설 시 지금과 달리 엄격한 안전기준을 적용해 건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장형삼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비행교수는 "지금도 국토부에선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만 하는데, 그러기보다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 짓는 공항도 경제성으로만 볼 게 아니라 강화된 규정을 통해 설계변경 등을 거쳐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전하게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활주로가 짧은 지방공항의 경우 발포 콘크리트 이마스를 설치해야 한다"며 "예산은 많이 들어가겠지만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토부도 신공항 설계 과정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채실장은 "설계 착수 안한 사업도 있고 사업마다 다르다"며 "설계과정에서 시공과정에서 한번 검토를 해볼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 K-UAM 실증센터에서 이륙을 대기 중인 UAM 모습. 2024.12.14/뉴스1 김동규 기자ⓒ 뉴스1

상용화 앞둔 UAM, 커지는 우려…"안전이 최우선"

내년 상용화를 앞둔 UAM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심 내에서 이착륙을 하다보니 대형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특히나 대형 항공기보다 버드 스트라이크에 취약하다는 점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바닷가 등 개활지에 자리한 공항과는 달리 UAM의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는 도심지 내 위치하기 때문에 조류떼와 마주칠 일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충돌이 발생해도 비상착륙이 가능한 항공기와는 다르게 UAM은 큰 피해가 예상된다.

빌딩풍도 문제다. 건축물 지형에 따른 도시 난류로 인해 추락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는 기상청과의 연구개발을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

무안공항 사고로 항공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UAM에 대한 안전 기준도 지금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토부도 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상용화 일정은 미룰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용화를 특정 시기로 정해놓고 하는 건 모든 걸 끝내자는 식은 부적절하다"며 "그동안은 산업 중심의 시각이었다면 안전을 중심으로 이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나 수익성이라든지 살펴보는게 맞는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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