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인사코드 3가지…억만장자·충성파·반중국

강민경 기자 2025. 1.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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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복귀 2025년] ⑤자산규모 큰 충성파·대중국 매파 요직 거머쥐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터닝 포인트 USA의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충성파·부자·대중국 매파 인사들을 요직에 채워 넣고 있다.

1기 때까지만 해도 정치 기반이 부족했던 트럼프는 개인적 친분이 없던 외부 인사들을 주로 기용하면서 적지 않은 의견충돌과 반발을 겪었다.

이를 교훈 삼은 트럼프는 2기에는 충성파를 위주로 내각과 보좌진을 꾸리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가 상당한 억만장자와 대중국 매파 성향 인물들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경력보다는 충성심 우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2기 인사는 정통 보수 세력 기용하기보다는 충성스러운 측근에게 보상하는 형식으로 단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전문 지식이나 경험보다 충성심을 우선시하면서 자신이 맡은 부처나 기관에 대해 연관 경력이 거의 없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음모론자였으며,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인물이다.

대선 후보였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 5월 1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현지시간) 보건복지 장관에 백신 음모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지명했다. 2024.11.1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와 관련해 의학·화학·물리학·경제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77명은 케네디에 대해 "의학·과학·공중보건·행정 분야에 대한 자격이나 경험이 부족한 것 외에도 홍역과 소아마비 등으로부터 건강을 보호하고 생명을 구하는 많은 백신에 반대해 왔다"며 "그에게 보건복지부를 책임지게 한다면 공중의 건강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의 통합 수장 격인 국가정보국장(DNI)에는 전직 민주당 하원의원인 털시 개버드가 지명됐는데, 그는 정보 분야에 직접적인 경험이 없고 친러시아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로비스트이자 트럼프의 측근인 브라이언 밸러드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이들은 모두 트럼프가 잘 아는 사람들"이라며 "결코 (트럼프의)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 대거 포진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그의 고문과 내각 후보자 중에 억만장자가 다수 포진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인물은 세계 부호 1위인 일론 머스크로 순자산이 4355억 달러(약 642조 원)에 이른다. 머스크와 함께 정부 효율위원회(DOGE)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 또한 제약회사 창립자로 재산 규모는 약 8억~9억달러로 한화로 1조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머스크는 공직에 종사하지는 않는다.

이탈리아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틸만 퍼티타도 억만장자다. 공화당의 대형 기부자였던 그는 휴스턴 로키츠의 구단주로 자산 규모가 104억 달러(약 15조 원)로 추정된다.

2024년 12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열린 새해 전야 파티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어린 아들을 목마를 태운 채 등장하고 있다. 2024.12.31. ⓒ 로이터=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영국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인 워런 스티븐스는 투자은행 출신으로 34억 달러(약 5조 원)의 자산을 보유했다. 그의 가족회사인 스티븐스는 1980년 월마트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했으며 나중에 미국프로풋볼(NFL) 구단인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슈퍼돔 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

스티븐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도 50억 달러(약 7조37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BI는 내각 지명자들과 나머지 후보자들의 순자산 규모는 지명이 공식화된 이후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대중국 매파 다수…머스크는 예외

대중국 강경파 인사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마이클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엘리스 스테파닉 주유엔 대사 지명자 등이 있다.

이들 5명 모두 대중국 강경 노선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인물이다. 특히 루비오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을 비판하고 중국의 홍콩 시위 억압 등을 비판해 중국 외교부의 제재 리스트에 두 차례 오른 바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트럼프 1기 때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랫클리프는 CIA 국장으로서 중국이 가하는 안보 위협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방장관 지명자인 헤그세스도 폭스뉴스 시절 중국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지난해 11월 숀 라이언 쇼에 출연해 "중국이 미국 격파를 위해 특별히 헌신적인 군대를 양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는 중국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통제하기 위해 TSMC를 보유한 대만을 장악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 웃고 있다. 24.11.0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월츠는 중국을 "실존적 위협"이라고 표현했고, 트럼프는 그를 지명할 당시 "중국과 러시아, 이란과 세계적인 테러 위협에 대한 전문가"라고 평했다.

북한 담당 특임 대사 지명자인 리처드 그레넬 또한 대중국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미 트럼프는 중국산 상품에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일론 머스크의 경우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포함해 중국에서 광범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중국과 관련해서는 유한 입장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에서는 머스크의 친중 성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2기 인선 또한 1기 때처럼 불안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예측 불가능한 인물인 만큼 인사를 쉽게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안 총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과 조교수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관료들을 매우 빨리 교체하는 습관이 있다"며 "현 지명자가 얼마나 오래 버틸지, 1월 라인업이 어떤지 알더라도 트럼프가 운영하는 방식이 어떨지는 어느 정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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