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직 기강 다잡은 오세훈 "조기대선 참여 기정사실화 말라"

오상헌 기자 2025. 1.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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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간부회의서 거취 관련 "남은 임기 최선" 언급
조기대선 정국서 공직기강 이완가능성 사전차단 분석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경제규제 철폐 비상경제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4.12.19.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간부들에게 "시 구성원들이 정치적 상황때문에 업무를 소홀하게 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 며 조기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현 상황에선 여론조사 결과 등이 대체로 높다는 판단이 있지 않는 한 남은 (시장직) 임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흔들리지 말고 시정에만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조기 대선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자칫 이완될 수 있는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고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언급으로 파악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2일 오전 새해 첫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재로선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스스로 시장직을 내려놓고 출마할 의사는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특히 "(제가 대선에 나가는 것이) 상수(常數)처럼 보도되고 있는데 지금으로선 시장으로서 임기를 완수하는 것이 뽑아준 분들에 대한 도리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서울시 공무원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은 거취 관련 발언 뒤 올해 서울시정의 화두로 '규제철폐'를 제시하고 "규제철폐가 바로 민생경제 살리기인 만큼 직원들 스스로 창의제안 방식으로 규제철폐 아이디어를 제안해 달라"고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또한 "서울시가 2024년 달성한 청렴도 1위는 2025년에도 이어져야 한다"며 "조직이 최선을 다하도록 기강 다잡기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앞서 지난 연말 언론·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두 개의 책임감 사이에서 고심 중"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오 시장은 " 중도 사퇴 경험이 있는 시장으로서 또다시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건 상당히 부담"이라며 남은 임기를 마쳐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국가가 위기 상황이고, 4선 서울시장의 경험을 더 큰 단위의 나라에서 써 달라는 요구도 있다"며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아직 1년 반 가량 남아 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함께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표결 과정에선 당론으로 찬성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무적인 여론조사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12월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 시장이 양자대결할 경우 이 대표와 오 시장의 지지율은 각각 44%, 30%로 집계됐다. 이 대표와 홍 시장은 '47% 대 28%', 이 대표와 한 전 대표는 '46% 대 23%'였다.

이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크지만 여권 주자 중에선 오 시장이 가장 경쟁력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 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양자대결을 가정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양상이 비슷했다.

오 시장의 거취 관련 발언에 대해 간부회의 한 참석자는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조직 기강이 해이해지고 업무 성과를 내는데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공직사회 기강 다잡기 차원의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고위 관계자도 "오 시장의 거취와 정치상황을 임의로 해석해 공직사회가 조기대선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된다는 취지"라고 풀이했다. 그는 "현재로선 임기 안에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시장직을 중도에 그만두어도 될만큼 의미있는 여론이 있기 전에는 업무에 전념하겠다며 직원들을 안심시키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면서 "엄중한 상황에서 오 시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부름과 요구가 명확해 진다면 판단도 분명해 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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