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독일 교민들 “윤석열 체포하라…내란 용인은 권력을 법위에 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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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다음날인 4일(현지시각), 한국과 약 8000㎞ 떨어진 독일 베를린에서도 교민들이 모여 체포영장 재집행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브란덴부르크 광장 앞에서 열린 베를린 3차 시국집회에선 "윤석열을 탄핵하고 신속하게 구속수사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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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한 다음날인 4일(현지시각), 한국과 약 8000㎞ 떨어진 독일 베를린에서도 교민들이 모여 체포영장 재집행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브란덴부르크 광장 앞에서 열린 베를린 3차 시국집회에선 “윤석열을 탄핵하고 신속하게 구속수사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교민들은 성명을 내어 “수사기관이 지금까지도 중대범죄자 윤석열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 체포영장마저 집행하지 못한 것은 그 자체로 정의에 반한다”며 “윤석열과 국민의힘, 경호처 등 내란 비호세력들의 횡포를 용인하는 것은 권력과 폭력을 법 위에 두겠다는 의미이다. 체포영장은 반드시 집행돼야 한다”고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80여명의 시민들은 베를린에 정착한 교민이나 유학생, 직장인 등 다양했고, 20∼30대 여성들의 비중이 많았다.
지난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베를린에서도 꾸준히 시국집회가 열리고 있다. 비상계엄 규탄집회(12월5일)와 탄핵 촉구집회(12월13일)에 이어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통해 한국의 시민들과 연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날 집회에 앞서 시민들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며 헌화 및 추모식도 가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먼 곳에서 한국의 상황을 지켜보며 느끼는 답답함과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교민 권희진(32)씨는 “바람과 눈을 뚫고 국회와 광장, 남태령, 한남동으로 가는 시민들께 빚을 지며 살아간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한국 시위 현장에서 늘 감동받는 부분은 소수자가 소수자를 돕는 연대행렬이다. 이주민과 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광장에서 이번 시위가 끝나도 소수자를 향한 연대가 계속되고 모두가 존중받는 세상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광주가 고향인 대학생 김현정(21)씨는 “광주에 살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배웠던 제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부모님께 내뱉은 말은 ‘절대 시위 나가지 마’였다”며 “하지만 그날 한 말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국회 앞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시민들을 보며 반성했다. 나라가 안정되고 윤석열이 처벌받는 그날까지 집회에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프랑크푸르트에 살고 있지만 집회 참여를 위해 기차로 4시간을 달려 베를린에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제강점기와 군부 독재 시절을 지나 한국 사회가 쟁취한 민주주의를 되새기기도 했다. 유학생 이승주(34)씨는 “우리 청년 세대는 군부독재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 부모님 세대는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 싸워왔고, 그 부모님 세대는 독립운동과 의병으로 일제에 저항했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매국과 친일, 독재와 폭력의 뿌리를 가진 세력이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자유대학교 한국학과 전임교원 조원형 박사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불행한 역사가 왜 반복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탄핵 찬성을 위해 모이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탄핵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좀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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