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까지 찼는데"···베란다 매달려 이웃집 훔쳐본 男, '미체포' 왜?

불구속 입건 후 귀가 조처
경찰, 논란 일자 뒤늦게 사전구속영장 신청 방침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서울경제]

성범죄 전력으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40대 남성이 아파트 이웃 여성 집을 훔쳐보다 적발됐으나 체포되지 않고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경기 평택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로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해 12월 29일 오후 10시 50분께 평택시의 한 아파트 1층 베란다 외부에 매달려 여성 B 씨 집을 몰래 들여다본 뒤 침입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누군가 집 안을 몰래 쳐다보고 갔다"는 B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및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는 등 탐문에 나섰고, 1시간 30여분 만에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A 씨를 찾아냈다.

A 씨는 범행을 자백했고, 경찰은 그를 지구대로 임의동행했다.

지구대 조사에서 경찰은 A 씨가 과거 성범죄로 전자발찌를 착용 중인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미 임의동행한 이후여서 긴급체포 등의 조치를 하기에는 늦은 상황이라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A 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보호관찰관에 인계한 뒤 귀가 조처했다.

반면 피해자인 B 씨에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한 뒤 다른 가족의 집에 잠시 머물게 했다. 피의자는 집으로 귀가한 반면 피해자는 재범을 우려해 집을 떠나 피신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논란이 되자 경찰은 뒤늦게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경찰관은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탐문으로 A 씨를 발견해 현행범 체포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며 "더욱이 A 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임의동행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남자가 B 씨의 집 안을 쳐다보고 있어 안에 뭔가 있나 싶어 쳐다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빈 기자 starbe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