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마이 라이프_핀란드 태권도 역사의 산증인 황대진 사범

YTN 2025. 1. 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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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 태권!"

태극기와 핀란드 국기가 나란히 걸린 도장에서 힘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수련생 한 명 한 명마다 자세를 세심히 지도하는 꼿꼿한 노인이 있는데,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황대진 / 핀란드 태권도 사범 : 저는 핀란드에 살고 있는 황대진입니다. 저는 핀란드에 태권도를 보급하기 위해 1979년 6월 18일에 헬싱키에 도착해 계속 활동하다 러시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에도 (태권도를) 보급했습니다.]1

아시아인은 물론 한국인은 찾아보기도 힘든 북유럽 낯선 땅에 한국의 무예인 태권도 씨앗을 뿌린 '태권도 개척자' 황대진 사범.

태권도가 세계인의 스포츠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일까요?

지난 1979년 단돈 350달러를 손에 쥐고 태권도를 향한 열정 하나로 핀란드에 왔다는 황 사범!

처음 황 사범이 극복해야 했던 건 '동양의 무술'하면 오로지 일본 가라테만 알고 있던 핀란드 사람들의 견고한 편견이었습니다.

[황대진 / 핀란드 태권도 사범 : 처음에는 자기들이 가라테를 시작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가라테는 알지만 태권도는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일부 사람들이) 방해 공작을 하기도 하고 (태권도 보급을) 반대했는데, 그래도 저는 직접 시범도 보이고 가라테와 태권도의 차이점을 보여줬어요. 손으로 벽돌을 깨기도 하고 이마로도 벽돌을 깨고…. 그다음부터는 사람들이 완전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거 확실히 다르다. 거기에서 완전히 그 사람들이 기가 죽은 겁니다.]

시범 격파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작한 태권도 보급.

한발 더 나아가 황 사범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핀란드에 태권도를 알렸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태권도를 배울 수 있도록 연령별 수업을 개설하고, 장애인과 같은 취약 계층을 위한 맞춤형 수업까지 개발한 겁니다.

[황대진 / 핀란드 태권도 사범 : (장애인 협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장애인들이 건강에 좋지 않은 운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태권도를 하면 정신도 강해지고 건강에 좋다고 했어요. 그분들 얘기는 태권도는 발차기만 하는데, 자기들은 다리가 아픈데 어떻게 태권도를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태권도라고 해서 꼭 발차기만 하는 게 아니다, 다리를 못 쓰면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태권도라고 했죠.]

그렇게 황 사범은 누구나 즐기는 태권도, 진입 장벽을 없애 모두를 위한 태권도를 선보이며 핀란드에서 태권도의 아버지로 불리게 됐습니다.

체력과 정신 모두를 수양하는 태권도의 진정한 가치를 사람들과 나눈 덕분이죠.

[유리 란끼넨 / 태권도 수련생 : 제 두 아들이 먼저 태권도를 시작했습니다. 반년 동안 지켜봤는데 좋아 보였어요. 어느 날 황대진 사범님이 30세 이상을 위한 반을 개설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당시에 제가 40세여서 태권도를 시작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디아나 바흐라미 / 태권도 수련생 : 태권도의 예절과 자기방어 기술을 좋아했습니다. 이번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황 사범이 젊은 날 핀란드에서 품은 '태권도의 세계화'라는 꿈이 지금은 현실이 됐습니다.

덕분에 태권도는 핀란드를 넘어 발트3국, 그리고 러시아까지 줄기가 뻗어 간 상태입니다.

핀란드 정부 당국도 황 사범의 이런 공로를 인정해 사자와 백장미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황대진 / 핀란드 태권도 사범 : 처음(2001년) 사자 훈장을 받을 때에는 핀란드 태권도 황무지를 개척해 핀란드 전체에 보급해서 태권도를 이 나라 체육계에 등록하고 올림픽 위원회 등록에 기여했다는 이유였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도 태권도를 보급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백장미 훈장을 받은 거예요.]

세월이 흘렀지만 황 사범의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는데요,

아들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그 길을 함께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인권 / 황대진 씨 차남·핀란드 태권도 사범 : 좀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처음으로 대회도 나가고, 조금씩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점차 책임감이 많아지고 다양한 도장에서 지도하게 됐습니다.]

핀란드의 작은 도장에서 시작해 북유럽 전역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황대진 사범의 태권도.

황 사범은 오늘도 힘찬 기합 소리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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