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으로 절대 가지 마라고 하셨죠”...한국인 기운내라고 건네는 ‘피로회복제’ [MK약국]

박준형 기자(pioneer@mk.co.kr) 2025. 1. 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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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경 독자 여러분과 MK약국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작년 말 정치적인 혼란과 무안공항에서의 비극적인 사고로 마음이 무거우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희 기자들도 사건 사고가 쏟아지며 많이 힘들고 안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새해인 만큼, 다시 힘내고 열심히 도전해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 첫 MK약국은 국민 피로 회복제로 통하는 ‘박카스’와 ‘비타500’ 이야기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가까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한 병씩 사드시면서 다들 힘내십시오!

박카스, 피로회복에 탁월한 ‘타우린’ 담아
1963년 출시 당시의 ‘박카스D’ 제품. 동아제약
박카스라고 하면 어릴 때 목욕탕에서 아버지가 사주시던 파란색 병안에 담긴 마약과도 같은 달달한 액체맛이 생각납니다. 공감하시는 분들 있으시다면 40은 넘으신 분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1961년 박카스가 처음 나왔을 때는 알약 형태의 ‘박카스 정’이었습니다. 당시 알약을 만드는 기술이 부족하다보니 박카스 정이 녹아내리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동아제약은 이듬해 작은 유리병 안에 내용물을 넣은 앰플 형태의 제품으로 박카스를 새로 선보였는데요. 이마저도 운송 중 용기가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1963년 8월 8일 현재와 같이 병에 담긴 음료 형태의 박카스가 탄생하게 됩니다.

박카스라는 상표명은 로마신화의 술과 추수의 신 ‘바커스(Bacchus)’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故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간장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던 중 독일 유학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 있던 바커스를 떠올리고 지었다고 하네요.

박카스의 주 성분은 ‘타우린’이라는 물질입니다.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물질로도 잘 알려진 타우린은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1827년 독일에서 소의 담즙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오징어, 주꾸미, 낙지 등 해산물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타우린이 치매 유발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뇌 부위의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 감퇴와 인지 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박카스는 육체피로 외에 영양장애, 허약체질, 병후의 체력 저하에도 효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체감하는 효능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중독성 있는 맛에 종종 사먹게 됩니다.

그럼 지금까지 박카스는 몇 병이나 팔렸을까요?

드링크제로 나온지 60년이 된 2023년 기준 박카스 누적 판매량은 233억병을 넘었습니다. 12㎝인 박카스D를 세웠을 때 지구 70바퀴를 휘감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하네요. 2023년 박카스 매출만 2569억원에 달했습니다.

박카스 하면 TV 광고로도 유명합니다. 묵묵히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부부가 직접 출연해 진정성을 보이기도 했고, 전통시장을 살린 청년 상인의 이야기도 담아내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에는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국토대장정 행사 ‘박카스와 함께하는 국토대장정’을 시작해 청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타500, 한 병으로 하루 필요한 비타민C를
최근 출시된 제로 칼로리의 ‘비타500 제로’. 광동제약
요즘 MZ세대라면 ‘비타500’이 더 친숙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제품 마케팅이 한창일때 뚜껑에 써 있는 ‘한 병 더’ 찬스가 생각납니다. 정말로 이 병뚜껑을 약국에 가져가면 한 병을 더 줬었죠.

비타500은 ‘마시는 비타민C’를 제품 콘셉트로 2001년 출시됐습니다. 오래된 것처럼 생각되지만 아직 20대 중반이네요.

광동제약 창업주였던 故 최수부 회장이 ‘몸에 좋은 비타민C를 음료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하네요. 지금은 대표이사이지만 당시 전무였던 최성원 대표가 제품 마케팅의 전 과정을 주도해 대박을 냈다고 합니다.

비타500의 강점은 제품명에 나와 있듯이 비타민C 500㎎을 액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광동제약은 발표된 논문들을 인용해 ‘비타민C는 액상으로 섭취할 때 빠른 흡수가 가능하다’는 문구를 제품에 넣어 광고했습니다.

비타민C는 원래 100㎎이 하루 권장량이라고 하니 비타500 한 병이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를 모두 섭취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비타민C 500㎎을 과일을 통해 섭취한다면 레몬 또는 오렌지는 약 1㎏, 사과는 약 25㎏을 먹어야 한다고 하네요.

제품 마케팅에 공을 많이 들이다 보니 당대 최고 스타들도 비타500 광고에 많이 나왔습니다. 카리나, 제니, 르세라핌, 수지, 비, 이효리,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매일경제 독자분들이라면 모두 다 아는 스타들일 거라고 믿습니다)이 비타500을 거쳐간 스타들입니다. 이 같은 스타들의 덕분인지 비타500은 출시 10주년만에 30억병 넘개 팔렸고, 작년 기준으로는 총 79억병이 판매됐다고 합니다.

최근 광동제약은 바뀌는 소비자들의 트랜드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비타500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칼로리를 0으로 설계한 제로 제품, 제형을 변경한 젤리, 콜라겐이나 프로폴리스 등을 함유한 제품, 탄산을 가미한 캔 버전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내놓은 비타500 제로 라인업은 보존료, 착색료, 카페인, 액상과당, 칼로리의 다섯가지가 전무한 제품이라고 하네요.

박카스와 비타500을 취재하면서 들었던 의문이 한가지 있습니다. 왜 이 제품들 가격은 수십 년 동안 500~1000원 정도로 일정할까 하는 것입니다. 업계 분들에게 물어봤더니 “이 정도로 많이 팔리는 제품이라면 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국민 피로회복제로 유명해 지다 보니 그럴 수 없었던 것 아니겠냐”는 답들을 많이 주시네요.

가격도 저렴하니 오늘도 퇴근하면서 박카스나 비타500 한 병 사서 마시고 들어가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올 한해도 MK약국 많이 읽어주시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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