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김용현 공소장 살펴보니…계엄 당일 재구성

[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박자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Q1. 박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소장인데, 김 전 장관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더 많이 언급됐다고요?

김용민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김 전 장관 검찰 공소장에 기반해 말씀드리면요,

전체 분량 83쪽에서 대통령 단어는 141차례, 김 전 장관, 그러니까 피고인은 124차례 언급됐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은 윤 대통령 등과 순차 공모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었는데요,

사실상 이번 사건 중심에 윤 대통령이 있음을 명확히 한 겁니다.

Q2. 지난해 12월 3일 밤으로 돌아가 보죠. 대국민 담화 발표 직전, 대통령실 상당히 긴박했을 것 같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가 열렸죠.

소집 인원은 모두 11명이었는데 제각각 다른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대통령의 소집 명령은 그날 점심쯤부터 밤 9시 33분쯤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명령은 받았지만 국무위원들 영문은 몰랐습니다.

"빨리 들어와라" 명령만 있었던 거죠.

밤 8시 40분부터 10시 사이에도 국무회의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는데요,

밤 10시 17분쯤 11명 모두가 모였습니다

Q3. 그때부터 국무위원들이 말리기 시작한 거예요?

일부가 적극 말렸는데요.

가장 먼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간 한덕수 국무총리부터 조태열 외교부 장관,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까지요.

하지만 윤 대통령, 끄떡없었죠.

Q4. 윤 대통령, 비상계엄을 선포해야 한다며 뭐라고 설득했습니까?

설득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합니다.

"종북 좌파들을 이대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난다", "대통령의 인식은 국무위원과 다르다". "돌이킬 수 없다"며 오히려 조태열 장관에게 문서 하나를 건넸는데요.

"재외공관을 통해 대외관계를 안정시켜라" 그러니까 계엄 선포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미리 작성해둔 거였죠.

5분 뒤 밤 10시 23분.

"지금 계획 바꾸면 모든 게 틀어진다" "이미 언론에 얘기했고 계엄 선포할 수밖에 없다" "나는 간다"며 담화장으로 향했습니다.

Q5. 5분 만에 벌어진 상황이라니 믿어지지가 않네요. 계엄 선포 이후엔 어땠나요?

윤 대통령, 밤 10시 40분쯤 국무위원들에게 다시 돌아왔는데요. 

조 장관한테 건넸던 문서와 비슷한걸 최 부총리에게도 건넸다고 합니다.

"예비비 조속히 확보 후 보고" "국회 관련 각종 자금 완전 차단" 등이 적혔다고 검찰은 적었습니다.

Q6.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가결된 이후에도 추가 병력 투입 시도가 있었다고요?

그렇습니다.

계엄 해제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시각.

4일 새벽 1시 3분이죠.

1시간쯤 뒤에도 김 전 장관은 선관위 병력 투입 가능 여부를 곽종근 당시 특수전사령관에게 재차 물었습니다.

곽 사령관이 어렵다는 취지로 답하자 "중과부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되진 않았지만 할 바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과부적, '무리가 적으면 대적할 수 없다'는 뜻이죠.

결국 윤 대통령, 새벽 4시 26분쯤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였습니다.

박자은 기자 jadooly@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