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리본’ 광화문 응원봉·깃발들 “법대로 윤석열 체포하라” [영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다음 날인 4일, 시민들은 주말을 맞아 다시 서울 도심을 메우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무대 발언에 나선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검찰총장 경력을 발판으로 대통령이 된 자가 경호처를 방패막이 삼아 관저에 숨어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비겁한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며 "우리의 투쟁 앞에서는 그렇게 엄격하고 폭력적이었던, 오늘도 관저 앞 시위자 2명을 연행한 법 집행이 윤석열 관저에서는 고작 5시간 만에 멈춰 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다음 날인 4일, 시민들은 주말을 맞아 다시 서울 도심을 메우고 구호를 외쳤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대통령 경호처는 내란범 비호 중단하라!”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동십자각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5차 범시민대행진’에는 시민 15만명(주최 쪽 추산)은 사직로와 세종대로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전날 대통령 경호처의 격렬한 저항으로 체포영장 집행이 중단된 것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충청도에서 혼자 집회에 왔다는 이아무개(33)씨는 “어제 영장 집행이 불발된 것을 보고 가만히 있기 답답해서 나왔다. ‘법적·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른 행보에 윤 대통령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직장인 ㄱ(53)씨는 “윤 대통령 불체포로 공권력이 땅에 떨어진 것 같다. 윤석열 쪽 변호인들이 ‘법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고 어떻게든 법을 이용하고, 헌법재판소를 마치 정치 투쟁의 장으로 삼는 것도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날 무대 발언에 나선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검찰총장 경력을 발판으로 대통령이 된 자가 경호처를 방패막이 삼아 관저에 숨어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비겁한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며 “우리의 투쟁 앞에서는 그렇게 엄격하고 폭력적이었던, 오늘도 관저 앞 시위자 2명을 연행한 법 집행이 윤석열 관저에서는 고작 5시간 만에 멈춰 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고 말했다.
내란 피의자를 체포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처음 집회에 나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다니엘 김(65)씨는 “미국 시민이고, 투표권도 없지만 모국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그동안 수차례 위기들을 극복하고 강국이 된 우리나라가 뒤로 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참을 수 없었다”며 “탄핵 관련 이슈는 한국에 계신 분들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서 지켜보고 있다. 법을 내세워 대통령이 된 이가 법을 스스로 어기고 있다는 점이 정말 비참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집회 이후 처음 집회에 나왔다는 김아무개(66)씨도 “애쓰는 시민들을 보며 수천만분의 일이라고 받쳐주자는 마음으로 왔다. 민주 사회의 기본은 법대로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체포 영장이 다시 집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처음 열리는 주말 집회인 만큼, 이날 집회에는 추모 행동도 이어졌다. 무대에 오르는 이들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되신 179분의 명복을 빈다”는 말로 자유발언을 시작했다. 시민들이 손에 쥔 손팻말도 평소의 알록달록한 색이 아닌 검은 바탕에 흰 글씨가 많았고, 깃발과 응원봉에 검은색 추모 리본을 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비상행동은 광화문 월대 앞에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의 벽’을 운영해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김종기 재난참사피해자 연대 대표는 “단원고 2학년 1반 수진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촛불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젊은 생명이 희생됐고, 지난달 29일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희생됐다. 이런데도 윤석열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외면한 채 자신의 권력을 지키고 있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이 지켜지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이날 저녁 5시30분께부터 헌법재판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부터 명동까지 행진했다.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에 모여 ‘윤석열 체포 구속 촉구 철야 농성’을 진행한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법원,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이의신청’ 기각
- 윤석열의 탄핵 심판, ‘전원일치’ 결정이 필요하다
- 민주 “경호처장 실탄 발포 명령 내려”…경호처 “허위 사실”
- 한남대로에 등장한 ‘인간 키세스’…“웅장하고 아름답다”
- “발전기를 사수하라”…내란의 밤, 국회를 지킨 또 다른 이름들
- 중국 대사관, 윤석열·국힘 반중 정서자극에 “정치 집회 피하라”
- [속보] 경찰, ‘윤석열 체포 방해’ 경호처 간부 2명 추가 입건
- 노인단체 시국선언 “윤석열 지킨다는 노인들, 더는 추태 부리지 마라”
- 방첩사, 이재명 체포조 5명 꾸려 가장 먼저 국회 출동시켰다
- 최상목, ‘윤석열 체포’ 협조 요청엔 침묵…경호처 요청은 경찰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