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으로 느끼는 자연·계절의 풍미… 울릉도를 담는다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5. 1. 4. 18:01
코스모스 울릉도 ‘울야식당’ 주낙진 셰프
송곳산 아래 울릉도 리조트 코스모스
‘제1회 아름다운 식사공간’ 수상 영예
지역서 온전히 나고 자란 식재료 활용
‘명이 페스토 파스타’ 특유 명이 향 가득
산채·약초 먹여 키운 약소 스테이크 일품
“울릉도 자연서 새로운 영감 받고 배워”
주 셰프는 현재 울릉도에 있는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최근 (사)한국식공간학회가 선정한 ‘제1회 아름다운 식공간상’ 호텔&리조트 부문을 수상했다. 울릉도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일주도로가 약 43㎞로 마라톤 완주를 하면 끝나는 작은 섬이다. 시선을 돌리는 그 끝에 모두 바다가 걸려 있으며 하늘로 솟은 송곳산 아래 있는 코스모스 울릉도는 수만년 동안 송곳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에너지가 자연의 흐름 속에 조화롭게 머물도록 해와 달의 궤적을 이용해 코스모스 울릉도의 기본 형상을 만들었다. 리조트를 건축한 김찬중 건축가는 리조트 자체가 건물이기보다는 ‘기’를 담는 그릇이기를 바랐고, 우주와 지구의 자연 현상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천체 도구가 되기를 희망했다.
송곳산 아래 울릉도 리조트 코스모스
‘제1회 아름다운 식사공간’ 수상 영예
지역서 온전히 나고 자란 식재료 활용
‘명이 페스토 파스타’ 특유 명이 향 가득
산채·약초 먹여 키운 약소 스테이크 일품
“울릉도 자연서 새로운 영감 받고 배워”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의 울야식당을 담당하고 있는 주낙진 셰프를 만났다. 20살에 이자카야에서 설거지부터 시작한 주 셰프는 21살에 서울의 정통 일식당 라꾸에서 일하면서 음식을 만드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청담동 파인다이닝 쿠다이닝에서 7년 정도 일하면서 여러 셰프에게 다양한 음식을 배웠다. 2017년에는 코오롱에 입사해 해외 미쉐린 레스토랑의 다양한 파인 다이닝 코스요리를 배웠고 일본 한즈이 료칸에서도 1년 정도 일식과 일본 가이세키 요리를 공부했다.
주 셰프는 현재 울릉도에 있는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최근 (사)한국식공간학회가 선정한 ‘제1회 아름다운 식공간상’ 호텔&리조트 부문을 수상했다. 울릉도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일주도로가 약 43㎞로 마라톤 완주를 하면 끝나는 작은 섬이다. 시선을 돌리는 그 끝에 모두 바다가 걸려 있으며 하늘로 솟은 송곳산 아래 있는 코스모스 울릉도는 수만년 동안 송곳산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에너지가 자연의 흐름 속에 조화롭게 머물도록 해와 달의 궤적을 이용해 코스모스 울릉도의 기본 형상을 만들었다. 리조트를 건축한 김찬중 건축가는 리조트 자체가 건물이기보다는 ‘기’를 담는 그릇이기를 바랐고, 우주와 지구의 자연 현상을 느낄 수 있는 일종의 천체 도구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주 셰프가 만드는 리조트의 음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데, 그는 지역에서 온전히 나고 자라는 식재료들을 활용하여 조리하고 맛보는 과정이 울릉도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리조트 안에는 카페 울라가 있는데, 리조트 투숙객을 대상으로 아침은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딱 1시간만 제공이 되고 이후에는 카페로 바뀌기 때문에 시간을 꼭 놓치지 말고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이 아침만 제대로 챙겨 먹으면 점심을 건너뛰어도 될 만큼 메뉴가 매우 알차게 제공된다. 엉겅퀴 해장국, 명이, 닭스테이크, 더덕 무침, 갈치구이처럼 울릉도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풍성한 한상차림이 제공되는데, 여기에 더해서 소금빵, 커피, 차, 오렌지 주스 등도 셀프바로 이용할 수 있다.
울야식당의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주 셰프가 울릉도에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만들었던 명이 페스토 파스타이다. 명이의 정식 이름은 산마늘. 울릉도 보릿고개 때 목숨을 이어준다고 하여 붙은 별명이 ‘명이’다. 마늘처럼 알리신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명이를 먹었을 때 나는 특유의 맵싸한 향이 바로 이 알리신 성분 때문이다. 한약재로도 사용할 정도로 약성이 뛰어난 식재료이며 울릉도의 해발 800m 이상 지역에서 자생한다. 요즘에는 육지에서도 많이 찾아서 오히려 울릉도의 명이나물이 귀하다고 할 정도로 수요가 많아졌다. 주 셰프가 울릉도의 명이를 활용해 만든 명이 페스토는 특유의 명이 향이 잘 느껴지며 끝맛이 깔끔하고 알싸해서 파스타로 만들어 먹었을 때 계속 구미가 당기는 감칠맛을 만들어낸다.
울야식당의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약소 스테이크로 울릉도의 산나물 중 섬바디(돼지풀)와 약초로 사육하는 한우로 만든다. 섬바디는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목초로 줄기 안에 하얀 진액이 있어서 풀에서 나는 우유라는 별명을 지녔다. 이 풀과 울릉도에서 나는 산채, 약초를 먹여서 키운 울릉 약소는 특유의 육향과 육질을 지녀 일반 소고기 스테이크와는 풍미가 다르다. 주 셰프는 울릉 약소 스테이크에 명이를 갈아서 만든 버터를 곁들여 고객에게 제공한다.
울릉도라는 특수한 지역에서 음식을 하다 보니 지역의 특산물과 잘 알려지지 않은 재료로 손님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메뉴를 구성한다. 현재는 한식 반상을 조식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이 반상 위에 울릉도 나물이나 오징어내장 같이 현지 식재료를 이용한 반찬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울릉도 현지 맛을 선보일 수 있는 저녁 코스요리를 하고 있다.
다양한 울릉도의 식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울릉도를 떠올리면 주 셰프의 요리가 생각나게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다. 특히 주 셰프는 좋은 재료로 맛을 살리고 이러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맛보는 고객들이 입안에서 지역과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 예전에는 선배나 동료에게서 배우는 과정이 있었다면 지금은 새로운 영감을 주는 울릉도의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덕수 탄핵 때 ‘씨익’ 웃은 이재명…“소름 끼쳐, 해명하라” 與 반발
- ‘미스터션샤인’ 배우 이정현, 돌연 기아 생산직 지원…‘평균연봉 1억2천’
- 선우은숙 “녹취 듣고 혼절”…‘처형 추행’ 유영재 징역 5년 구형
- “딸애가 자꾸 딸기 딸기 거리는데…” 머리 싸매는 주부들
- “아내가 술 먹인 뒤 야한 짓…부부관계 힘들다” 알코올중독 남편 폭로
- “남친이 술 취해 자는 내 가슴 찍어…원래는 좋은 사람“ 용서해줘도 될까
- 황정음, 이혼 고통에 수면제 복용 "연예계 생활 20년만 처음, 미치겠더라"
- 은지원, 뼈만 남은 고지용 근황에 충격 "병 걸린 거냐…말라서 걱정"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