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스페셜티 커피의 가벼움 [박영순의 커피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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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란 용어를 좋은 품질을 보증하는 지표로 간주하는 관행이 한계에 달했다.
1982년 미국이 발 빠르게 이 용어를 가져가 스페셜티커피협회(SCA)를 결성해 커피의 품질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는데, 엉뚱하게도 이 협회로부터 80점 이상 점수를 받아야만 스페셜티 커피가 되는 것인 양 이제까지 오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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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란 용어를 좋은 품질을 보증하는 지표로 간주하는 관행이 한계에 달했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문구에 홀려 비싼 값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서둘러 구태를 바로잡아야 한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자격을 부여하는 단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국의 특정 단체에 기대어 ‘문화적 권력’을 휘두르고, 일각에서는 이에 주눅이 든 양 비판 없이 따라가는 것은 수치스러운 사대주의적 태도이다.
한국인에게 맞는 스페셜티 커피를 우리의 입맛으로 골라 순위를 매겨 시상하는 ‘K커피 어워드’가 작년부터 경기도커피콩축제와 서울노원구커피축제에 등장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커피가 세계인의 음료가 된 상황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가려내는 주도권을 우리가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마당에 커피 문화 발전에 앞장서야 할 몇몇 유명 커피업체가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운 상술을 펼치는 데 급급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건 A사는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여러 나라 커피를 섞어 팔고, 심지어 인스턴트 가루 커피마저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급인 B사는 ‘100% 스페셜티 커피 사용’이라고 적시했지만 커피 농장은커녕 지역조차 알 수 없는 커피, 그것도 여러 나라를 섞은 블렌디드 커피가 즐비하다. C사는 “SCA의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된 80점 이상의 상위 10% 생두를 사용한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10%라는 표현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올해 세계적으로 생산된 커피 생두는 1억7620만포대(1포대=60㎏)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10%라면 1762만포대, 무게로 100만t이 넘는다. 포대를 길게 세우면 서울과 부산을 50회 이상 오가는 거리이고, 적도를 따라 지구를 절반가량 도는 분량이다.
인류애를 담은 스페셜티 커피를 장삿속으로 악용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커피를 구매할 때마다 명확히 산지를 묻고 따지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
박영순 커피인문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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