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과 2시간 통화했고, 100% 확신했습니다”…결과는 분데스 ‘단독 1위’
[포포투=박진우]
카를 하인츠 루미니게 전 바이에른 뮌헨 이사회 의장이 빈센트 콤파니 감독 영입 비화를 밝혔다.
글로벌 매체 ‘ESPN’은 3일(한국시간) “콤파니 감독은 지속적인 혼란에 빠져 있던 불안정한 뮌헨을 구했다. 콤파니 감독 부임 이후 라커룸 내부의 많은 이들은 2023-24시즌 실패에 반란과 분열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 뮌헨은 과도기에 접어 들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유럽 최고의 빅클럽들이 모이는 UCL에서의 성공은 어렵다 치더라도, 리그에서의 부진은 변명 거리가 없었다. 그 중심에는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의 ‘지휘 방식’이 있었다.
투헬 감독은 직설적인 스타일이다. 공개 석상에서도 자신의 선수들을 가감없이 비판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김민재다. 지난 시즌 UCL 레알전에서 김민재는 순간적인 판단 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실수를 꼬집으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렇듯 투헬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며 반등을 모색했지만, 결국 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한채 뮌헨을 떠났다.
막스 에베를 단장과 루메니게는 차기 사령탑을 빠르게 물색했다. 그 과정에서 2부리그에 속했던 번리를 프리미어리그(PL)로 승격시킨 주역 콤파니 감독에 눈독을 들였다. 그러나 승격 직후였던 2023-24시즌 번리는 부진을 면치 못하며 끝내 다시 2부로 강등됐다. 콤파니 감독은 신임 감독임에도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이 따랐다.
에베를 단장은 루메니게에게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이야기했다. 펩 감독이 콤파니 감독의 현역 시절, 맨체스터 시티에서 그를 주장직에 임명하고 지휘한 바 있기 때문. 결국 루메니게는 펩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다.
펩 감독은 단호하고 명확했다. ‘ESPN’은 루메니게의 말을 전했다. 그는 “에베를 단장이 나에게 펩 감독과 이야기해달라 요청했다. 내가 펩 감독과 절친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나는 펩 감독에게 진솔하고 정직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우리는 거의 두 시간 동안 전화로 이야기를 눴다. 요약하자면, 펩 감독은 콤파니 감독이 뮌헨에 완벽한 사령탑이 될 것이라 100%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전말을 밝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뮌헨은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황금기’를 맞이했다. 콤파니 감독은 극강의 공격 전술을 뮌헨에 이식했다. 수비라인을 높이 끌어올려 상대를 가둔 뒤,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하는 스타일이었다. 결국 뮌헨은 11승 3무 1패(승점 36)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UCL에서는 잠깐의 부진을 맛봤지만, 끝내 반전을 도모하며 6경기 4승 2패(승점 12)로 리그 페이즈 10위에 위치해 있다.
그 이면에는 콤파니 감독의 ‘선수단 운영 방식’이 있었다. 매체는 “레온 고레츠카처럼 시즌 초반 벤치에 머물렀던 선수들 조차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다. 이는 콤파니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을 칭찬하고 중요성을 강조하려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체는 "여러 소식통은 '비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콤파니 감독이 긍정적인 라커룸 문화를 조성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문제를 기자회견이나 인터뷰가 아닌, 라커룸 내부에서 처리한다. 과거에는 감독과 선수간 격렬한 논쟁이 독일 유력 기자들에게 전달되곤 했으나, 이번 시즌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펩 감독과의 2시간 가량 전화 통화가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에베를 단장과 루메니게는 최고의 선택으로 최고의 결과를 맞이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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