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애도 기간 마지막 날 유가족이 남긴 손 편지···"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무안=박지훈 기자 2025. 1. 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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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과 이 세상에 살았다는 사실에 너무도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일주일째인 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 내 계단에 자원봉사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유가족이 쓴 것으로 보이는 손 편지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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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지킨 자원봉사자에 고마움 표시
분향소 추모 발길·곳곳서 도움 손길 이어져
전남도, 49재까지···광주시, 연장 운영 결정
사고수습본부, 179명 희생자 전원 인도 가능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일주일째를 맞은 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 내 계단에 유가족이 쓴 편지가 붙어 있다. 공항을 떠나는 유가족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가족은 “그대들과 이 세상에 함께 살았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감사했다”며 무안공항을 지킨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 무안=연합뉴스
[서울경제]

“그대들과 이 세상에 살았다는 사실에 너무도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일주일째인 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터미널 내 계단에 자원봉사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유가족이 쓴 것으로 보이는 손 편지가 붙어 있다.

이날은 국가 애도 기간 마지막 날. 추모객들은 물론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남도는 지난 2일 기준 사고 현장 수습 지원, 유가족 지원, 교통 안내, ‘사랑의 밥차’ 운영을 통한 식사와 물품 지원, 재난 심리 등 자원봉사 활동에 곳곳에서 3394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비행기를 타고 온 자원봉사자도 있었다. 미국 시애틀에서 20년 이상 거주한 조 모 씨는 과거 미군 경력과 경비행기 교관으로서 경험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마음에 고국으로 날아와 지난 1일 무안공항에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 후원물품 이송과 물품 배부, 환경정화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그는 자원봉사센터 측에서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연락처를 물었지만, 조용히 봉사하고 가고 싶다며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물품 기부도 잇따라르고 있다. 200개 개인·단체에서 쌍화탕과 장례용품 등 452종의 지원이 이뤄졌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유가족 임시숙소에 쌍화탕, 영신환 등 총 850포를 지원했다.

지자체와 기업, 국민의 기부도 잇따르면서 2일 기준 총 21억 9000만 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전남도는 지난 12월 29일 사고 발생 즉시, 물품 후원이나 자원봉사 참여를 바라는 국민을 위해 도청 누리집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자원봉사 및 후원물품 문의처 안내’ 팝업창을 게시, 자원봉사를 안내하고 있다.

많은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전남도는 청사와 무안종합스포츠파크, 무안공항 내에 마련된 분향소의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3곳의 분향소는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49재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희생자가 가장 많은 광주광역시도 현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5일부터 인근 전일빌딩245 1층 실내로 옮겨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전일빌딩245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 179명의 위패가 모두 안치된다. 합동분향소 이전·운영은 희생자 유가족 대표와 협의해 결정했다. 운영 종료일도 유가족 측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희생자 179명 유해의 인도 준비가 마무리됐다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희생자 시신 재구성을 마친 유해 76구가 유가족에게 인도됐다. 사고수습본부는 전날(3일)부터 밤샘 작업을 통해 희생자 시신 재구성 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중 나머지 희생자 시신 103구도 유가족에게 인도할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아픔이 큰 유가족을 위해 광주·전남은 물론 전국 각지와 멀리 미국에서까지 달려와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준 국민의 나눔 활동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날까지 유가족의 의견을 세심하게 살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정부와 협의하는 등 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안국제공항에 만들어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추모계단’에는 그들의 추모하고 넋을 기리는 수많은 손 편지가 붙어있다.

“사랑한다, 보고싶다···별이 된 희생자 179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무안=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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