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관저 길 터준 군·경…‘체포 저지’ 경호처 요청에 불응

김영희 2025. 1. 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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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던 지난 3일 이를 저지하려는 대통령 경호처에 군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정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호처 요청에 따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경찰의 관저 투입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 또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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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사 55경비단 철문 개방
경찰 202경비단 정위치 유지
경호처와 공수처·경찰 55경비단 투입 진실공방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경찰이 차량과 인파를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던 지난 3일 이를 저지하려는 대통령 경호처에 군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정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공수처에 별 저항 없이 길을 터주거나 경호처의 지원 요청에 불응했다.

4일 경찰과 군 등에 따르면 한남동 대통령 관저는 3중 경호체계다. 서울경찰청 202경비단이 관저 외곽,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이 관저 울타리 경호를 담당하고, 경호처는 담장 내 최근접 경호를 맡공 있다.

관저로 향하는 첫 번째 관문을 터준 것은 55경비단과 202경비단이었다.

55경비단은 3일 오전 8시 2분쯤 공수처와 경찰의 협조 요청에 따라 관저로 향하는 첫 번째 철문을 개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55경비단은 대통령 관저 외곽경호를 위해 경호처에 파견된 부대다. 편제상 수방사 예하지만, 지휘·통제 권한은 경호처가 갖고 있다.

철문을 통과한 수사관들이 맞닥뜨린 1차 저지선은 가로 주차된 버스였다.

경호처 직원 50여명과 수방사 55경비단으로 추정되는 군부대 인력 30∼40명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저지선도 얼마 지나지 않아 뚫렸다.

이 과정에서 박종준 경호처장은 55경비단과 202경비단에 인력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두 경비단 지휘부는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지 부대장들에게 공수처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지침을 전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2경비단도 정위치대로 관저 외곽을 지키며 내부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호처 요청에 따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경찰의 관저 투입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 또한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경찰이 최 대행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군과 경찰이 사실상 ‘항명’했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지만, 경찰은 협조 요청에 대한 적법 절차를 따졌을 뿐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와 공수처·경찰은 55경비단 투입을 두고도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1차 저지선을 뚫은 수사관들은 100∼150m가량 언덕을 올라가 다시 한번 버스로 만든 차벽과 경호처 직원들에 가로막혔고, 이 2차 저지선을 피해 옆쪽 산길로 80∼150m를 더 올라 버스와 승용차가 뒤얽힌 3차 저지선을 다시 맞닥뜨렸다.

1·2차 저지선을 구성했던 경호·군 인력도 언덕을 올라 3차 저지선에 합류해 팔짱을 끼고는 200여명의 인간 띠를 만들어 벽처럼 늘어섰다는 게 공수처의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일반 병사들도 목격됐다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호처는 55경비단 동원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공수처 도착 시 대치가 격화될 것을 대비하여 경호처 직원들로 교체하였고, 병사들은 후방 근무로 전환했다”고 즉각 반박했다. 다만 ‘후방 근무’의 의미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55경비단장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했다.

최종적으로 공수처 검사 3명이 3차 저지선을 지나 관저 문 앞까지 이동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만났지만, 5시간 26분 만에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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