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김흥국, 尹 탄핵정국 대척점 섰다…"뭐요" 임영웅까지 3색 진풍경 [MD이슈]

김지우 기자 2025. 1. 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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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 임영웅, 김흥국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가수 이승환과 김흥국, 그리고 임영웅의 극과 극 행보가 눈길을 끈다.

3일 이승환은 구미 콘서트 손해배상소송 원고 100명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승환은 "본 소송은 2024. 12. 23. 일방적이고 부당하게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관계약을 취소해 2024. 12. 25. 이승환 35주년 공연을 무산시킨 김장호 구미시장 등을 상대로 제기하는 손해배상소송"이라고 명시했다.

이승환은 지난달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부결되고 윤 대통령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자 "국민의 힘 의원 나리님들, 내란의 공범임을 자처하시는 모습 잘 보았습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시위를 진행하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에 1,213만 원을 기부했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에서 진행된 '탄핵촛불문화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가수 이승환 / 마이데일리

이에 보수단체는 구미시청 인근에 '이승환 탄핵 축하 공연, 구미시는 즉각 취소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12월 25일 예정된 이승환 35주년 구미 콘서트 'HEAVEN' 개최를 반대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공연 이틀 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콘서트 대관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보수단체의 반발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발표했다.

이승환은 구미시의 대관 취소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기관이 창작자에게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음'이라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그 요구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 안타깝고 비참하다"며 "우리 사회의 수준을 다시 높힐 수 있도록 문제를 지적하고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는 공연 예매자 100명 한정 위임계약을 체결했다. 소송 비용은 이승환이 전액 부담하며 이승환 1억 원, 공연예매자 1인당 50만 원을 청구한다. 이승환은 "승소한다면 구미시 우리꿈빛청소년오케스트라에 전액 기부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이승환은 구미시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전망이다.

가수 김흥국 / 마이데일리

김흥국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집회에 참석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김흥국은 "처음 집회에 나왔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보수 분들이 모였는데 한 번도 못 나와서 죄송하다"며 "아들과 딸이 그동안 날 막았다. 광화문, 한남동 집회에 나가지 말렸다. 오늘 집구석에 있는 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것 같더라. 매일 유튜브에서 공격당하고 있다. '호랑나비'를 '계엄나비'라고 하고 '내란나비'라고 한다. 정말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지키고 윤 대통령을 지키는데 이번 주가 고비라고 한다. 조금만 더 힘을 합쳐 뭉치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들겠나. 어제 편지를 봤는데 여러분 때문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하더라. 2년 반 동안 이분만큼 잘한 대통령이 어딨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도 잘했지만 윤 대통령이 제일 잘하고 있다. 탄핵 무효를 외치는 분들 존경하고 사랑한다. 여러분이 대한민국 주인이다. 1월 6일까지다. 막아내야 한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김흥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달린 해병대 전우들의 비판에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어디서 해병대라고 입 나불대지 말라. 화가 난다"는 댓글에 "너나 잘해"라고 응수했고, "해병대의 수치"라는 댓글에 "니가 뭔데"라고 답했다. "채상병 사건 이후 해병대 선후배 전우들은 김흥국 씨를 더 이상 해병대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모임에서 두 번 다시 해병대 선후배 언급하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는 댓글에는 "니네만 해병대냐"며 반발했다.

가수 임영웅 / 마이데일리

이승환과 김흥국은 연예계 대표적인 폴리테이너로 정치적 발언과 행보를 이어왔다. 이승환은 앞서 박근혜 국정농단 규탄 촛불집회, 검찰개혁 촉구 집회 등에 적극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흥국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유세를 도왔고, 4·10 총선에서 국민의 힘 후보 지원 유세에 참여했다. 지난해 8월 개봉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그리고 목련이 필때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12.3 윤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에는 연예계 이례적인 작심 발언이 이어졌다. 스타들의 탄핵 집회 참여 인증과 독려가 쏟아졌고, 영화인들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일부 누리꾼은 연예인에게 정치적 발언을 요구했다. 가수 임영웅은 정치적 발언을 요구한 누리꾼에게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해 구설에 휩싸였다. 이후 침묵을 고수하던 그는 지난달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저는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로 즐거움과 위로, 기쁨을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승환은 "연예인에게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라고 강요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건 힘든 일이다. 저처럼 혼자 일하는 게 아니고 각자 회사가 있을 거다. 사정을 좀 고려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두둔했다. 대의를 위해 앞장선 이승환 김흥국도, 비판 여론에 굽히지 않고 침묵으로 중립을 지킨 임영웅도, 정치적 성향을 떠나 각자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함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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