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신작로’였던, 지금은 백발이 된 [2024 올해의 사진]

사진 김경원·글 김숨 2025. 1. 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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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 속 최초의 흰 가운은 '신작로'라고 부르던 길 위에 있습니다.

'이발사'라는 소멸 위기의 보통명사와 함께.

기억 속 제 최초의 바가지머리는 외지에서 흘러온 이발사의 작품이었습니다.

'이발사'라는 보통명사에서 '우리마을이발사' '우리동네이발사'라는 고유명사로 뿌리를 내리고, 50년 남짓의 세월을 살아낸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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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매년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가, 그리고 소설가·시인 등과 협업해 ‘올해의 사진’ 송년호를 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글로 한해를 ‘소장’해 보세요.
전북 정읍에서 55년째 이발소를 운영 중인 김길수 이발사. ⓒ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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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의 등대이발관 앞에 선 1946년생 류현열 이발사. ⓒ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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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 무렵 이발소 일을 시작한 전북 김제의 장영 이발사.ⓒ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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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 속 최초의 흰 가운은 ‘신작로’라고 부르던 길 위에 있습니다. ‘이발사’라는 소멸 위기의 보통명사와 함께. ‘이발관’이라는 잊히고 있는 장소와 함께. 기억 속 제 최초의 바가지머리는 외지에서 흘러온 이발사의 작품이었습니다. 한없이 사랑스럽던 바가지머리는 똑같이 재현될 수 없고, 그래서 향수가 됐습니다. ‘이발사’라는 보통명사에서 ‘우리마을이발사’ ‘우리동네이발사’라는 고유명사로 뿌리를 내리고, 50년 남짓의 세월을 살아낸 당신. 어느덧 백발인 당신이 거울 앞에서 펼쳐 보이는 가위질은, 빗질은 함부로 흉내 낼 수 없는 성스럽고 소탈한 손짓 예술의 극치입니다.

사진 김경원·글 김숨(소설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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