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멈췄다…41주 만에 아파트값 보합

김미리내 2025. 1. 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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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
관망세 심화…전국 집값 7주째 하락
강남 3구 상승 유지…송파는 상승폭 확대

결국 서울도 멈췄습니다. 지난주 수도권 집값이 33주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9개월 넘게 오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41주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어요. 작년 마지막 주 기준으로 말이죠.

대출규제 강화에 건설 경기 악화, 탄핵 정국으로 환율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시장뿐 아니라 경기 전반이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직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모두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요. 단지별로 가격이 하락하는 곳들도 나오지만, 송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홀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어서죠.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서울 아파트값 41주 만에 '상승 STOP'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12월 다섯째주(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어요. 전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유지하면서 7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요.

수도권도 -0.02%로 하락폭을 지속하며 2주 연속 내림세입니다. 특히 이번 주는 서울 집값이 멈춰 '보합(0.0%)'을 기록했습니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곳이 직전 주와 견줘 보합이거나 하락했어요.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곳은 금천구(-0.05%), 구로구(-0.04%), 노원구(-0.03%) 순이었고요.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26일 동안 금천구에서 거래된 관악산신도브래뉴 전용면적 94.6㎡(14층)가 종전 최고가(2024년 3월) 거래 대비 4500만원 하락한 6억6500만원에 거래됐어요. 구로구 구로주공1차 73.68㎡(2층)는 최고가(2021년 3월) 대비 2억6000만원 하락한 7억4000만원에 손바뀜됐고요. 

한국부동산원은 "대단지 및 선호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에 따른 상승거래가 체결됐다"면서도 "입주 영향이 있는 지역과 저가매물 위주의 거래 등 혼조세가 지속되며 서울 전체는 보합을 유지했다"고 분석했어요.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서울, 꺾이진 않는다"

강남권에서도 큰 단지나 인기 높은 단지가 아닌 곳은 집값 하락에서 예외가 아니었어요. 지난달 23~25일 거래된 강남구 논현동 논현신동아파밀리에는 전용 35.73㎡(12층)가 앞선 최고가 대비 1억5000만원 하락한 8억5000만원에, 서초구에서는 우면동 대림아파트 전용 130.89㎡(9층)가 최고가 대비 2억3000만원 하락한 17억7000만원에 거래됐어요. 

하지만 일부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나왔을 뿐 최근 거래량이 줄었음에도 호가는 크게 내리지 않는 모습이에요. 이에 따라 강남(0.02%), 서초(0.03%), 송파(0.06%) 모두 여전히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송파는 특히 전주(0.04%)에서 유일하게 주간 상승폭을 폭을 키우기도 했어요.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바로미터'로 꼽히는 송파의 움직임을 근거로 서울이 보합세는 지킬 거란 분석을 내놨어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송파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많아 주택가격이 제일 먼저 움직이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 이후, 강남, 서울 전역으로 번지는 패턴이 최근 3년간 이어지고 있다"면서 "송파의 상승폭 확대를 보면 서울 집값이 떨어지기보다는 거래가 줄어든 상태에서는 보합을, 이후 거래가 늘어나면 다시 상승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어요, 

윤 위원은 이어 "현재도 거래량이 줄었을 뿐 호가 자체는 내리지 않아, 대출이 풀리고 거래량이 늘어나게 되면 다시 상승 기류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특히나 올해부터 국토교통부가 공사원가 산정체계 및 표준품셈을 현실화하고, 6월 민간 건축물에 '제로에너지 기준 준수'가 의무화되는 등 기본 공사비 상승이 예정돼 있어요. 이에 분양가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와요. 

양극화, 비아파트는 더 심각 

집값 상승세는 잠시 멈췄다지만 그간 서울-지방 간 벌어진 양극화가 심각한 상태예요.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양극화 문제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이 10.93을 기록했어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라고 하네요. 

5분위 아파트(상위 20%)의 매매가격이 지난해 1~11월 동안 12억1982만원에서 12억7623만원으로 5600만원 넘게 올랐는데요. 반면, 1분위 아파트(하위 20%)는 1억1815만원에서 1억1672만원으로 오히려 매매가가 143만원 내렸어요. 

연립·다세대·단독 등 비(非)아파트는 양극화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비아파트를 모두 합한 평균 주택가격의 전국 5분위 배율은 12.29로 아파트보다 더 크게 벌어졌어요.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예요.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은 "서울은 고가 아파트가 많고 지방은 저가 아파트가 더 많은 데다, 매매가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 주택 중 아파트가 많아 지방, 비아파트 간 양극화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아파트 양극화뿐 아니라 비아파트 간 양극화 문제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윤수민 위원은 "지방은 일부 신축을 제외하고는 수요가 없고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양극화를 해결하긴 쉽지 않다"면서 "서울, 지방 간 양극화뿐 아니라 지역 내 양극화도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어요.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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