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K팝 듣다 한국 사랑…“에바 아니고요, 레알”
SPECIAL REPORT -함께 미래로
폴란드에서 온 이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23학번 학생의 첫 한국인 친구는 충청도 출신. 한나는 “친구 말이 뚜렷하게 들려 내가 한국어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 친구가 ‘내 말이 느려서 그런 것’이라더라”며 “말 빠른 서울에 오니 정말 착각이었다”며 웃었다.
Q : 한국에 온 계기가 있나요.
A : “K팝으로 한국어를 처음 접했고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을 보는 한 달 내내 울며 K드라마에 빠졌어요. 엄마·언니와 함께 K뷰티에도 반했고요. ‘KKK’로 시작했다가 한국의 모든 것이 궁금해졌습니다.”
Q : 궁금증을 해소했습니까.
A : “김치찌개와 삼겹살 조합이 좋았는데 요즘은 육개장에 빠졌어요. 다음엔 무엇이 ‘최애’가 될지 저도 장담 못합니다. 여행 동아리도 들었어요. 독도에 가보고 싶습니다. 사투리도 배우고 싶어요. 아는 언니가 서울 말씨를 쓰다가 결정적일 때 ‘뭐, 어쩌겠노’라고 해서 ‘뿜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얼죽아’는 죽어도 못하겠네요. 한국에 대한 궁금증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인터뷰는 한국어로 진행됐다. 그는 “삼성 핸드폰이 최고”라는 말도 했다. 이 정도면 한국 사랑에 진심. “에바 아니냐”고 농담하자 한나는 “레알(진심)”이라고 답했다.
Q :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한나 같은 동유럽 유학생 중 인재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A : “으쓱해지네요(웃음). 정부 초청 외국인 장학금(KGSPIS)을 받는데 졸업 후 한국 기업에 취직하고 싶어요.”
한나를 만나고 싶었던 때는 지난해 9월. 2024학년도 2학기 외국인 유학생은 8년 새 두 배인 20만 명을 돌파(20만8962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급 인력인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 대학과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가 매력도를 높이는 데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저출산 시대 인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청년 실업 문제와의 조율은 과제다.
김홍준 rim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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