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체포 극한 대치·분열 세계로 생중계, 국가 신인도 또 타격
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경호처 저지로 5시간 반 동안 대치하다 철수했다. 공수처 30명과 경찰 120명이 체포에 투입됐고 경호처는 직접 지휘하는 군까지 동원한 ‘사람 벽’으로 막아섰다.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도, 이를 둘러싼 국가기관 간 충돌도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날 영장 집행을 놓고 극단적 분열 양상이 재연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 1000여 명은 새벽부터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집행 반대 시위를 벌였다. 오후엔 체포 찬성 시위대도 집결해 대통령 관저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여야 반응도 극과 극으로 갈렸다. 체포영장 집행 기한이 6일까지이고 공수처나 경찰이 영장을 다시 받을 수도 있는 만큼 국론 분열·갈등·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태엔 윤 대통령 책임이 크다. 직무가 정지됐지만 아직 대통령 신분인데 전날 지지자들에게 영장 집행 방해 시위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위기 속 국민 통합이 아니라 “애국 시민”과 “주권 침탈 세력, 반국가 세력”으로 편가르기를 했다. 검찰총장을 지낸 윤 대통령은 평생 법질서를 강조한 사람이다. 그것으로 대통령도 됐다. 계엄 사태 이후에는 “탄핵이든 수사든 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 법이 아니라 극단적 지지층에 의존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 국민의힘 의원은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 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서고”라고 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다른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체제 수호의 대명사가 됐다”고도 했다. 느닷없는 계엄 사태를 일으켜 탄핵소추까지 됐고, 국격을 추락시킨 윤 대통령을 체제 수호의 대명사라고 하면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미국 CNN과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매체는 이날 윤 대통령 체포 대치 상황을 실시간 중계했다. 탄핵 국면에서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데 무안공항 참사까지 겹쳤다고 전했다. 계엄 당일 군의 국회의사당 진입 장면이 실시간 세계로 송출될 때처럼 한국 국가 신인도에 다시 큰 타격을 입혔을 것이다. 이러다 국가 신용 등급마저 강등되면 정말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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