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분당 상가 화재…생존자들 “신속하게 대피한 덕분”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대형 상가건물인 BYC빌딩에서 난 불이 1시간만에 꺼졌다. 화재 당시 이 건물 안에는 300여명의 시민이 있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하지만 화재 직후 시민들이 옥상으로 신속하게 대피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서면서 불이 건물 전체로 확산하는걸 최대한 억제한 것도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이날 불은 건물 1층에 있는 식당 주방에서 시작됐다. 이후 배기 덕트를 타고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길은 순식간에 번지며 건물 한쪽 면 전체가 검은 연기와 불길 휩싸였다. 화재 당시 아찔했던 순간을 보여주듯 이날 찾은 BYC빌딩 외벽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연기흡입 환자를 제외하고서는 중상자나 사망자는 없었다.
화재 규모와 비교해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불길과 연기가 건물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확산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날 건물 주변을 둘러본 결과 화재가 시작된 식당 쪽 면은 완전히 검게 그을렸지만, 다른 세 개면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다. 1층의 다른 상가 건물들도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은 듯 멀쩡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이 화재 당시 대피 요령을 미리 숙지하고 비교적 재빠르게 대피한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이날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고립됐다가 구조된 시민들은 옥상 150명, 지상 6층 20명(업무시설), 지상 5층 20명(업무시설), 지하 1층 20명(수영장), 지하 5층 30명(주차장) 등으로 분산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70여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옥상에 있다가 구조됐다는 허진씨(29)는 “하얀 연기가 나서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같은 층에 있던 흰색 가운을 입은 분이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비상구를 이용해 대피해야 한다고 외쳐주셨다”라면서 “그 말을 듣고 모두들 일사불란하게 옥상으로 대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상가 내 병원에 있었던 성모씨(64)는 “앞이 하나도 안 보이고 목이 아플 정도였다”면서 “연기 매캐한 가운데 마스크 없는 사람들은 간호사들이 물휴지 줘서 같이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37분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의 복합상가건물인 BYC 빌딩에서는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내에 다수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인명피해를 우려해 오후 4시43분 선제적으로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장비 84대와 인력 268명을 동원한 진화에 나서 오후 5시17분 큰 불길을 잡았다. 이어 화재 발생 1시간 10여분 만인 오후 6시 1분께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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