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4000개, 부실 더 키우기 전에 구조조정을 [사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진 일명 '좀비기업'이 2023년 말 기준 395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688개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자생력을 잃은 좀비기업 급증은 기업 생태계를 왜곡하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신호가 아닐 수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계기업 비중은 2015년 10.2%에서 2023년 13.5%로 증가했다. 한계기업은 코로나19 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쩍 증가했다. 저금리 환경이 이어진 데다 정부가 기업 도산을 막기 위해 재정 지원을 늘리고 금융기관이 과도한 대출 연장을 해주면서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연명해 온 것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미룬 결과다.
좀비기업을 방치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투자자가 위험에 노출될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부실도 커지게 된다.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도 발생한다. 좀비기업이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금을 축내면 정작 잠재력 있는 기업에 지원돼야 할 자금이 줄어들어 성장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회생 가능성 없는 기업이 외부 지원에 의존해 부실을 키워간다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위험이 크다.
부채에 대한 이자조차 갚지 못할 정도로 수익을 못 내는 기업은 정리되는 게 마땅하다. 부실을 더 키우기 전에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좀비기업에 대한 철저한 실사를 통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일시적으로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은 선별해 회생을 도와야 하고, 회생이 불가능한 기업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기업 간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해 자발적인 사업 재편도 유도해야 한다. 때를 놓치면 멀쩡한 기업들까지 도미노로 부실에 빠질 우려도 크다.
좀비기업 구조조정은 실업자 양산 등 사회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고통을 감수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지고 경제 활력도 되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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