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체포영장 불법 무효"…여 '공수처' 야 '경호처' 때리기(종합2보)

조현기 기자 정지형 기자 박소은 기자 임윤지 기자 2025. 1. 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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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침묵', 尹측 '유감', 與 '월권'·野 '2차 내란'
헌재 구성·탄핵심리 신경전 속 국정협의체 물밑협상 돌입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자 경찰이 관저를 이동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정지형 박소은 임윤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불발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여당은 공수처를 겨냥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야당은 '즉각 체포', '2차 내란 공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200m 이내까지 접근했지만 안전 우려로 집행을 5시간 30여분만에 중지했다.

경호처와 군 인력 200여명이 겹겹이 막아섰고 일부 인원은 개인 화기도 휴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안전 우려가 있어 집행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침묵', 尹측 '매우 유감', 與 '월권 행위', 野 '즉각 구속'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법적 대응은 변호인단이 해야 할 문제라며 침묵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불법 무효인 체포 및 수색영장을 1급 군사기밀 보호시설 구역이자 경호구역에서 경찰기동대 병력을 동원하여 물리력을 행사하면서 강제로 집행하려고 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체포영장 집행 불발 뒤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시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정치 판사의 부당한 거래로 월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권 비대위원장은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며 공수처가 경찰력을 동원한 것을 두고 "따져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께서는 오늘 상황을 지켜보면서, 윤석열의 찌질함과 구질구질함을 다시 확인하셨을 것"이라며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는 자들을 현행범으로 즉각 체포하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이날 오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박종준 대통령실 경호처장 등 8명을 형법상 내란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대통령 체포 집행을 가로막은 대통령 경호처장과 차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는 "공수처는 무능했고, 경호처는 무도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 부총리는 무책임했다. 내란 사태 종식을 염원하는 국민 앞에 귀하들 모두 죄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철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법원의 영장도 무용지물인 '무소불위 권력자의 탄생’을 알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치욕스러운 날이 되고 말았다"며 "윤 대통령은 이젠 극우보수집단의 우두머리로 전락했다. 대한민국에는 치외법권의 군주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국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조수사본부의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 영장 집행과 관련 "이번 사태는 한마디로 공수처와 정치판사의 부당거래"라고 비판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국무위원 탄핵 신속 처리" vs "헌법재판관 1명도 임명"…국정협의체 논의 개시

여야는 이날 헌법재판소 구성과 탄핵심리 문제를 두고서도 기싸움을 벌였다. 여당은 조속한 국정 안정을 위해 국무위원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즉시 임명을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연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장관·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도 대단히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조속한 국정안정을 위해 계류된 장관, 방송통신위원장, 감사원장, 검사 탄핵소추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가처분 신청의 쟁점은 의결 정족수가 151석, 200석인지만 따지면 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빠른 시간 안에 종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 추천 몫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이뤄진 (최 권한대행의) 선택적 임명 거부는 반헌법적 행위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혼탁한 정국 상황 속에서도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국정협의체 운영에 관해선 일부 진전을 보였다.

여야는 국정협의체 회의에 앞서 2+2 실무기구를 구성해 의제와 회의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무안 제주항공 참사'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는 다음 주 초에 양당 정책위의장과 비상대책위원장·당대표 비서실장으로 구성된 '2+2' 실무기구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여당은 반도체 특별법 등 미래 민생 먹거리 법안 처리를,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중지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5.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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