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우민호 감독·현빈 "'끝까지 가야 한다'던 안중근 의사 말씀 숭고하게 그리고 싶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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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 '하얼빈'이 개봉한지 열흘도 안돼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유재명, 이동욱 등이 주연을 맡고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하얼빈'은 안중근(현빈) 의사와 독립군들의 독립운동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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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 '하얼빈'이 개봉한지 열흘도 안돼 누적 관객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1일 배급사 CJ ENM에 따르면 '하얼빈'(감독 우민호)은 개봉 9일째인 이날 오후 누적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같은 기록은 개봉 열흘 만에 300만 관객에 도달한 천만 영화 '서울의 봄'의 기록을 하루 앞당긴 것이다.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유재명, 이동욱 등이 주연을 맡고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하얼빈'은 안중근(현빈) 의사와 독립군들의 독립운동을 그린 작품이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이 이끈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 전투부터 1909년 이토 히로부미(릴리 프랭키) 처단에 나선 하얼빈 의거까지 1년여의 시간을 그렸다. 우민호 감독과 제작진은 몽골, 라트비아, 중국 등 3개국 해외 로케이션을 거쳐 3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기존 안중근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과 궤를 달리하는 영화를 탄생시켰다.
상업적 흥행을 고려한 오락적 요소가 강한 액션신 등을 최대한 자제하고 안중근을 비롯한 등장 인물의 감정 변화에 미세한 현미경을 들이대듯 집중한다. 몽골에서 촬영한 광활한 사막신과 홉스골 호수신 등은 거대한 자연을 활용해 당시 독립군들의 고립감과 적막감을 생동감있게 펼쳤고 극한의 대비를 이루는 빛의 활용을 통해 관객들의 장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현빈을 비롯한 조우진 등 배우들은 인생작을 경신했다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열연을 펼쳤고 홍경표 촬영감독과 조영욱 음악감독, 박정우 조명감독 등 국내 최고 스태프진이 모여 극장용 영화의 표본을 제시했다.
지난 12월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우민호 감독, 현빈과 스포츠한국이 만나 '하얼빈' 캐스팅 과정부터 촬영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빈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두세 번 거절 끝에 '하얼빈'에 합류하게 된 이야기를 전하며 여전히 안중근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우민호 감독은 "제가 이전 작품은 주로 악인을 다루고 현대 정치를 비판하는 작품들을 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작품을 하게 됐다. 안중근 자서전도 살펴보고 독립투사들의 자료들도 살펴봤다. 안중근 장군은 당시 30세의 나이셨다. 독립군 대부분이 20~30대 분들이더라. 그 젊은분들이 그렇게 헌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찾아보고 싶었다"며 작품의 연출 동기를 밝혔다.
"저는 정말 이 영화를 묵직하게 찍고 싶었어요. 오락영화로 찍고 싶지 않았죠. 그럴 거였다면 아예 찍지 않았을 거예요. 처음 제작사에서 제안이 왔을 때는 거절했었죠. 저는 근현대사 비판을 주로 했던 사람이었기에 감당이 안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안중근 자서전을 서점에서 읽고 피가 끓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 안중근 의사가 30대셨다는 걸 처음 알게 됐죠. 자서전에 나온 안중근 의사 말씀이 확 와닿더라고요. '끝까지 가야 한다. 포기하지 말고 이번 한번의 성공으로 독립되는 것이 아니고 100년이 걸려도 끝까지 가야 한다'는 말씀이 나와요. 그 말씀이 위로가 됐죠. 대중들에게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숭고하게 만들려고 했죠." (우민호)
"우리 영화는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들이 걸어가신 험난한 독립운동의 여정을 그렸어요. 그리고 그분들의 밑걸음 뒤로 또 남은 사람들이 한발 한발 걸어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그렸죠. 하얼빈 거사 후 35년 후에 나라를 찾았잖아요. 크랭크업을 하고 메이킹 필름을 찍을 때 난생 처음 느끼는 경험을 했어요. 이날 마지막 소감을 말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처음으로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마지막 소감을 말하는데 아직 안 끝난 기분도 있었고 뭔가 누르고 있는 느낌도 들었죠. 정말 떨칠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들고 복잡했어요. 처음 느끼는 감정들이었죠." (현빈)
'하얼빈'의 주요 장면 중 촬영 기법이나 카메라 앵글, 편집 속도, 배경 음악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일반적인 기대감을 벗어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바로 그 장면. 우 감독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신에 해당하는 이 장면을 최소한의 시간을 할애해 부감(위에서 내려다본 전경 쇼트)으로 표현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 고집이었어요. 이토 히로부미 저격신은 끝까지 밀어 붙였죠. 주위의 만류도 많았어요. 배우 얼굴이 왜 없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많았어요. 왜 안중근이 이토에게 다가가는데 아무도 못 알아차리느냐고 하시는데 실제로 그랬다고 해요. 안중근 의사가 총을 들고 걸어가는데 아무도 막지 않았답니다. 그 장면을 부감으로 찍은 건 먼저 간 동지들이 이 거사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였어요. 또 이런 장면에서 흔히 생각하는 신파적 분위기는 내고 싶지 않았어요. 눈물을 자극하려고 했다면 인물을 클로즈업하고 조마리아 여사도 등장시켰겠죠. 그렇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절제하며 찍고 싶었죠.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숙명을 안고 살아가는 독립군들의 마음만 제대로 그리고 싶었어요."(우민호)
현빈은 우덕순 역의 박정민, 이창섭 역의 이동욱, 공부인 역의 전여빈, 김상현 역의 조우진 등과 함께 하며 느낀 동지애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보탰다."촬영을 하면서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도 동지애를 많이 느꼈어요. 현장에서 안중근 캐릭터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서 압박이 컸어요. 외롭다고 생각했고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우덕순은 우덕순대로 압박에 힘들어 하고 있었고 김상현은 계속 바닥을 치고 있었고, 공부인은 상징적 여성 독립군을 표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더라고요. 결국 다 같은 처지였어요. 그러다보니 다른 배우들과 빨리 가까워지게 됐고 나중에는 서로 의지하고 옆에만 있어도 힘이 되고 동지처럼 지내게 됐죠." (현빈)
영화의 후반 안중근의 내레이션으로 "어둠은 짙어 오고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올 것이다. 불을 밝혀야 한다. 우리는 불을 들고 어둠속을 걸어갈 것이다"는 대사가 등장한다. 또한 이토 히로부미의 "조선이란 나라는 백성들이 골칫거리다.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는 대사까지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정치상황과 맞물려 상징하는 바가 크다.
"안중근 장군의 실제 말씀에서 제가 대사를 썼어요. 제가 만든 부분도 있지만 그 내레이션은 꼭 쓰고 싶었어요. 우리가 힘이 들 때 이 영화를 꺼내보고 힘을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들이 후손들에게 영향을 미치신 부분 아닐까요. 그 밑걸음 위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또 우리가 밑걸음이 되고 다음 세대가 그 위에서 살아가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한층 단단해지지 않을까요." (우민호)
"마지막 내레이션에 영화의 메시지가 담겼다고 생각해요. 한발 한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다보면 더 나은 내일이 오지 않을까요. '하얼빈'의 촬영 직전 아들이 태어났어요. 나중에 아들에게 '네가 태어났을 때 아빠가 이런 인물을 연기하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더 잘 만들고 싶었어요. 내 아이가 살 세상을 위해 더 나은 미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현빈)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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