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구장 8m짜리 ‘오렌지 몬스터’와 한화의 계획…코리언 몬스터도 딱 맞음
한화는 올시즌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쓰지 않는다. 바로 옆에 새로 지어진 ‘신구장’을 사용할 계획이다. 관중 수가 2만명으로 늘어나는 것과 함께, 야구장의 모양도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오른쪽 담장에 설치될 8m 높이의 ‘벽’이다. 보스턴 홈구장 펜웨이 파크 왼쪽 담장 ‘그린 몬스터’가 떠오른다. 한화의 구단 컬러를 고려하면 ‘오렌지 몬스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신구장의 왼쪽 폴까지 거리의 99m, 하지만 오른쪽(1루쪽) 외야 폴까지의 거리는 95m다. 좌타자에게 유리한 구조지만, 오른쪽 담장에 8m짜리 벽을 세움으로써 이를 상쇄한다. 담장을 넘기는 각도 등을 생각하면 좌타자의 홈런 생산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신구장은 상대적으로 우타 친화적 구장이 되고, 좌타자의 스탯 감소를 고려하면 우투수 친화 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의 스토브리그 무브도 이를 고려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투수=선발 5명 중 우투 4명 + 류현진
한화는 외인 2명 와이스와 폰세가 모두 우투수다. 둘 모두 힘있는 속구와 수평 무브먼트(슬라이더, 스위퍼) 위주의 변화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우타자를 확실히 잡아낼 수 있고, 좌타자에게 다소 고전할 수 있다.
와이스는 그 차이가 극명했다. 우타 상대 OPS는 0.469밖에 안되지만, 좌타 상대로는 0.732로 높아졌다. 좌타자의 외야 큰 타구를 담장이 막아준다면, 차이가 확 달라질 수 있다.
FA로 영입한 엄상백 역시 사이드암 투수가 대부분 그렇듯이 좌타자에게 더 약했다. 지난 시즌 우타 상대 OPS는 0.723이었지만 좌타 상대 OPS는 0.790이나 됐다.
와이스, 폰세, 엄상백, 문동주 등이 모두 우투수이고 에이스 역할을 해 줄 류현진이 유일한 좌완 선발이다. 하지만 류현진 역시 커리어 대부분 시즌에서 우타보다 좌타자에게 다소 약한 ‘역 스플릿’ 스탯을 보인다. 지난해 역시 우타(0.673)에 좌타(0.768)보다 강했다.
■타자=심우준 더해지며 우타 무게감 쑥
한화의 새 시즌 외인 타자는 에스테반 플로리얼로 결정됐다. 우투좌타에 운동능력이 뛰어난 외야수다. 콘택트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그 약점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 플로리얼이 좌타지만, 스토브리그에서 FA 우타 유격수 심우준을 영입했다. 기존 라인업에서도 우타가 강점을 보이는 가운데 심우준이 더해졌다.
한화는 노시환, 채은성, 안치홍 등 중심타선이 모두 우타자로 채워져있는 팀이다. 최재훈 김태연에 유격수도 우타자 심우준이 나선다면, 우타 라인업이 상당히 강해진다. 적어도 오른쪽 멀리 있는 8m 담장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게다가 KBO리그에 새로 뛰는 투수들 중에는 좌투수들이 대부분이다. 리그 전체적으로 좌타자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응한 전략인데, 이런 흐름속에서 ‘우타 친화 구장’에서 우타자들이 라인업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은 전력상 ‘비교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다.
하주석과의 FA 계약 협상이 더딘 것도 신구장 상황이 고려된 것일 수 있다. 우투좌타 내야수 하주석은 오른쪽 담장이 불리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외야수비는 플로리얼 믿는다
한화가 페라자 대신 플로리얼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비다. 페라자의 수비 능력은 메이저리그에서 ‘큰 단점’으로 평가됐다. 새 구장에 ‘오렌지 몬스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펜스 플레이 등 외야수의 수비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뛰어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수준급 이상의 외야 수비 능력을 지닌 플로리얼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오른쪽 담장을 맞고 나오는 타구의 처리 등에 있어 중견수 플로리얼의 넓은 범위는 효과적이다. 우중간을 플로리얼에게 맡긴 채, 우익수는 높은 담장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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