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SNS 금지'…유가족 슬픔 헤아리는 자원봉사자들

(무안=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사진 촬영 금지, SNS 게시 금지'
제주항공 참사 엿새째인 3일,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인근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촬영 금지 안내문은 참사 직후 유가족들이 머무르는 임시 쉼터(텐트)와 공항 대합실, 화장실 등 곳곳에 붙었는데 여기에 더해 이틀 전부터 봉사자들이 직접 손팻말을 들기 시작했다.
더 강력하게 경고하는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사진들이 확산하면서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희생자 가족들은 임시 쉼터(텐트)에 머무르고 있기는 하나 공항이라는 공공장소이다 보니 가족들은 사생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인데도 며칠 전 한 유튜버가 비교적 사람이 적은 밤 시간대에 무단으로 공항 곳곳을 촬영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또 전남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만큼 봉사자 개인 촬영도 금지하고 있다.

며칠 전 SNS에는 자신을 이번 사고로 삼촌을 잃은 유가족이라고 소개하며, 개인기부 물품을 보내는 장면을 촬영한 게시글에 삭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작성자는 "한 인플루언서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영상을 올리고 작은 마음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식으로 작성한 게시글을 봤다"며 "수많은 유가족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 참사를 이용하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고 썼다.
전남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희생자 가족분들은 작은 '찰칵' 소리에도 매우 민감해한다"며 "안내문을 부착하는 것보다 직접 손팻말을 들고 서 있으면 더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 광주지방변호사회도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무분별한 비난 게시글과 혐오적 표현이 담긴 악플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찰은 전국 시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악성 게시글 전담수사팀'을 설치했다.
또 유가족에 대한 유언비어·악의적 비방 등 게시물 6건에 대해 강제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관련 게시글 65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을 겨냥한 악성 범죄에 대해 엄정히 수사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신병 처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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