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020년에도 둔덕 콘크리트 기둥이 훤히... 개량공사 때 왜 고려 안 했나

신지후 2025. 1. 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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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구조물이 개량 전에도 둔덕 위로 콘크리트 기둥이 훤히 드러나는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2020년 10월 로컬라이저 둔덕에 계단을 설치하는 내용의 안전증진 활동을 공사에 보고했다.

그러나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높고 울퉁불퉁한 둔덕 위에 올려진 탓에, 정비사가 오를 때 미끄러짐이나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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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 계단 설치"
"공항 시설 담당자들, 위험 구조물 알았어야"
콘크리트 상판 개량공사 전인 2020년 10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시설을 받치는 콘크리트 둔덕 모습. 한국공항공사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 구조물이 개량 전에도 둔덕 위로 콘크리트 기둥이 훤히 드러나는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규정들이 활주로 끝에서 일정 거리 안에는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만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외관상으로도 위험성이 분명히 감지되는 만큼 서둘러 시정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커진다.

3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2020년 10월 로컬라이저 둔덕에 계단을 설치하는 내용의 안전증진 활동을 공사에 보고했다. 항공기의 안정적인 이착륙을 돕는 로컬라이저와 원방감시모니터(FFM)가 각각 활주로 01, 19 방향 너머 둔덕에 설치돼 있었는데, 이 둔덕들의 경사면 곳곳에 계단을 놓는 내용이다.

보고에 제출된 계단 설치 전후 둔덕 사진에는 구조물의 위험성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특히 둔덕 꼭대기에 10여 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뚫고 올라와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둥 끝에는 철제 사각 상판이 놓여 있고, 그 위에 로컬라이저 안테나가 여러 대 얹어졌다. 한눈에 봐도 국내외 규정이 권고하는 '부서지기 쉽게(Frangibility)' 원칙을 따르지 않은 단단한 형태로, 국토교통부는 해당 콘크리트 구조물이 2007년 개항 설계 때부터 적용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공항 측은 지난해 개량공사를 하면서 이 콘크리트 기둥 끝부분을 일부 잘라내고 30㎝가량의 콘크리트 상판까지 추가로 조성했다. 한 현직 조종사는 "적어도 공항 시설담당 관계자들은 개량 전 모습만으로도 위험한 구조물이라는 점을 알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개량공사 전인 2020년 10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시설을 받치는 콘크리트 둔덕에 안전 조치로 계단을 설치한 모습. 한국공항공사

공항 측은 높고 경사진 둔덕이 정비 인력에 위험하다는 점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로컬라이저는 수시 점검 대상인데, 다른 공항에는 통상 바닥에 설치돼 있어 접근하려면 사다리를 이용하거나 특수 차량을 이용한다. 그러나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높고 울퉁불퉁한 둔덕 위에 올려진 탓에, 정비사가 오를 때 미끄러짐이나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 측은 당시 계단 설치 배경에 대해 "안테나 유지 보수 및 점검 시 미끄러짐을 방지해 현장 인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초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계된 이유와 관계당국이 해당 설계를 승인해 준 배경, 개량 당시에는 시정되지 않은 원인 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로컬라이저 구조물과 관련해 설계 당시 상황부터 조사 중"이라며 "다른 공항에도 유사한 시설이 있는지, 그 시설의 재질과 높이, 위치 등은 어떤지 8일까지 전수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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