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형에 꼬리날개 없어…중국, 6세대 슈퍼 전투기 만드나 [박수찬의 軍]
중국이 새롭게 개발하는 첨단 무기들이 지난달 말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F-22·F-35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J-20·J-35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만든 중국은 6세대 전투기 분야에서도 미국과의 경쟁을 벌일 모양새다.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이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비행하는 영상과 사진이 등장하면서 이같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꼬리날개 없는 스텔스기 등장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낮 청두 상공에서 삼각형에 꼬리날개가 없는 스텔스 전투기와 매우 유사한 신형 항공기가 J-20과 함께 비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SNS에 올라왔다.
신형 기종은 중국의 대표적 항공기제작업체인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는 꼬리날개가 없는 대신 다이아몬드 형태의 동체에 삼각날개를 장착한 모습이다.
이같은 모습은 여러 가지 주파수에 의해 작동하는 다양한 종류의 레이더 탐지를 회피할 가능성을 높인다.
기존 스텔스기는 꼬리날개로 인해 측면과 후면에서의 레이더 반사면적이 상대적으로 넓었는데, 신형 항공기는 이같은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기역학적 저항도 감소해서 고속 순항 비행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더 많은 연료를 탑재할 수 있어 전투행동반경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행 안전성과 기동력에는 제약이 있는 구조다.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됐던 미국 F-117 전폭기도 스텔스 성능을 중시한 설계를 적용하면서 비행 안전성이 취약해졌다.
이를 보완하고자 F-117은 당시 기준으로 최신 기술이었던 비행제어시스템과 컴퓨터를 사용, 기체의 안정성을 높였다.
중국의 신형 기종도 마찬가지다. 비행을 도와줄 첨단 비행제어시스템과 엔진 추력을 원하는 방향으로 낼 수 있는 추력 편향 노즐 기술이 필요하다.
민간인이 거주하는 청두 시가지를 낮에 비행했다는 점에서 해당 시스템의 안정성은 어느 정도 검증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력 편향 노즐은 중국이 예전에도 사용한 적이 있다.
각진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CAC에서 제작한 기종처럼 꼬리날개는 눈에 띄지 않는다.
CAC가 개발한 것보다 상대적 크기도 작은 것처럼 보인다. 중국의 신형 전투기 개발 기조가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대폭 낮추는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두 기종이 중국군의 단일 요구성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국면에서 만든 시제기인지, 상호 보완적 성격을 지닌 기술실증기인지 여부는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
중국이 5세대 스텔스기 J-20·J-35를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론 두 기종이 모두 쓰일 가능성도 있다. 중국 공군과 해군항공대가 6세대 스텔스기를 원한다고 해도 구체적인 요소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중국이 다른 길을 걸을 가능성도 있다. 미 공군의 6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인 차세대 공중지배(NGAD)는 최근 비용 문제로 재검토가 이뤄지면서 NGAD에 적용될 역량을 무인기 등의 다른 플랫폼으로 분산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스텔스기 개발 사례를 참고해온 중국이 미국의 기조를 답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중국의 최신 무기는 해군 분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달 27일 중국 해군이 최신 076형 강습상륙함 쓰촨함 진수 및 명명식을 상하이 후둥중화 조선소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076형 강습상륙함으로 선체번호 51번을 부여받은 쓰촨함은 만재 배수량이 4만t이 넘는 대형함이다. 크기만으로 볼 때는 미 해군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과 맞먹는 수준이다.
중국은 예전에도 075형 강습상륙함을 건조해 상륙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수륙양용장갑차나 전차로 해안에 상륙하던 옛날 방식에서 벗어나 헬기와 장갑차 등을 통해 입체적인 상륙작전을 펼칠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076형 강습상륙함은 075형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갖춘 함정이다. 짧은 비행갑판에서 고정익 항공기 이륙을 돕는 전자식 사출장치(EMALS)를 장착하고 있다.
전자식 사출장치를 강습상륙함에 탑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무인기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중국은 다양한 종류의 무인기를 개발해 운용중이다.
이를 해상 운용에 맞게 개조하는 것은 F-35B 같은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보다 기술적 난도가 훨씬 낮다. 정찰과 공격작전을 함께 진행할 수 있으므로 가성비도 높다.
항공작전 비중 증가는 갑판 위에 있는 함교(아일랜드)가 두 개인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항해용 함교는 다른 함정과의 항해 및 함대 구성 등에 집중하고, 항공 함교는 헬기와 무인기 등을 통제할 수 있다.
해병대와 헬기, 무인기를 싣고 다닐 076형 강습상륙함은 남중국해 등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전망이다. 구축함이나 보급함 등과 함께 한다면, 남중국해의 스프라틀리 군도 등에서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중국 공군의 신형 조기경보통제기도 포착됐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KJ-3000으로 알려진 조기경보통제기가 최근 첫 비행을 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을 추진했다. 처음엔 해외에서 구매하려 했으나 미국 등의 반대로 국내 개발로 선회했다.
KJ-3000은 기존 KJ-2000보다 더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다. KJ-2000은 러시아산 IL-76 수송기를 썼지만, KJ-3000은 중국산 Y-20B 수송기를 사용한다.
이로 인해 KJ-3000은 KJ-2000보다 16t을 더 실을 수 있다. 전자장비를 더 많이 탑재할 수 있고, 향후 성능개량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비도 향상되어 비행시간도 늘어났다. 플랫폼까지 국산화를 이루면서 수입 의존도가 낮아져 생산 효율도 높아졌다.
레이더의 탐지거리도 KJ-2000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군이 PL-15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사용하면서 공중 타격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탐지거리 향상은 중국 공군의 타격력을 증대하는데 도움이 된다.
J-20 스텔스기를 비롯한 다수의 전투기를 공중에서 지휘통제하는 능력도 기존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다. KJ-3000이 본격적으로 실전배치되어 운용되면, 중국 공군의 전술능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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