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주도 관광객이 줄어들게 됐을까요?
제주도관광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잠정 1378만 3900여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도에 이어 2년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치인데요. 이는 목표로 세웠던 1400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년보다 2.9% 늘어난 수치입니다. 여러 가지 악재 속에서도 2022년(1388만 9502명)과 2023년(1337만 529명)에 이어 3년 연속 1300만 명을 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는 있겠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힘든 한 해를 보냈다는 평이 더욱 많은 것 같은데요.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86%를 차지하였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1268만 1999명)보다 6.4% 줄어든 1187만 6303명이었고요.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유는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 그와 맞물려 육지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항공의 운항이 줄어들면서 항공요금이 크게 인상된 것일 텐데요. 거기에 국내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아 제주 여행의 비용이 크게 오른 점. 비계 삼겹살 문제 등과 같은 서비스와 바가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제주여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전년(70만 7502명)보다 169.6%나 늘어난 190만 7608명이 제주를 찾아주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되었던 해외 직항노선(항공·선박) 운항이 점점 늘어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직항노선이 활발해지고 외국인 단체 여행객들을 태운 크루즈선 운항이 재개된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웰컴투 삼달리'와 '우리들의 블루스' 등 제주를 소재로 한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영상물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시청한 외국인들이 제주에 여행을 온 것도 분명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들 중 3분의 1에 달하는 65만 명 정도가 크루즈 관광객이었다는 점인데요. 이들의 제주 체류 시간이 4~6시간에 불과하다는 점은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2025년 새해에도 다시금 제주를 여행 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할 텐데요. 희망과 달리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연말부터 이어진 비상계엄과 탄핵정국 등으로 외국인들의 여행이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요.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 위축은 올해 제주경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일 우선할 것은 제주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도정이 제주관광 활성화와 서비스 개선과 같은 눈에 보이는 것들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 개선과 혁신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 같고요. 해외 직항노선 증대와 국내선 항공편 확대 등 도정에서 추진해야 할 것들에 있어서 더욱 힘을 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에 발맞추어서 민간에서도 여행객들이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이윤추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행객들의 편의와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반영하는 열린 태도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2025년에도 제주도는 열심히 준비하고 여러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제주를 꼭 기억해 주시고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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