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치닫는 尹…이재명에 반사이익 안길까
양자대결 조사시 '무응답·모름' 많아…비호감도 높아
극우 지지자에 편지 보내는 尹에 중도 민심 이탈 커질듯
李 외연 확장 '최대과제'…매일 무안공항 찾으며 '민생'
정부의 헌법재판관 추가 임명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기 대권 후보 지지도에 이목이 쏠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으로 독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강성 지지층에 편지를 쓰는 등 집토끼 지키기에 매진 중이다. 중도·중도보수의 이탈이 예상돼, 이 대표 입장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큰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를 흡수할지는 미지수다. 높은 지지율에도 비호감도 역시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제주공항 참사 현장을 매일 찾으며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국무위원 줄탄핵 카드는 잠시 접어두고, 내란특검에 집중하며 탄핵 명분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재명 압도적 지지에도 비호감도 상당…'사법리스크 영향'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전국 1천명에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39.5%로 1위로 나타났다. 홍 시장(8.9%)과 오 시장(8.7%), 한 전 대표(8.0%)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이 대표는 홍 시장(20.5%)과 오 시장(21.9%), 한 전 대표(16.7%)를 각각 47.6%, 48.7%, 48%로 따돌렸다.
그러나 이 대표가 중도층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47.83%를 얻은 점을 고려하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자 대결에서 11.5%였던 '없음·모름' 응답이 양자 대결에서 30% 안팎으로 오른 점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9.3%다.
매일경제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는 32%로 집계됐다. 8%로 2위를 기록한 홍 시장·오 시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해당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답변은 21%에 달했다. 이같은 응답은 2030을 중심으로 높게 나왔다. 중도층 23%는 여야를 통틀어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답했다.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한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7.1%였다.
이는 이 대표 개인의 비호감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 12·3 내란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도·중도보수층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9~31일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42%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동시에 비선호율도 38%로 높게 집계됐다. ARS 자동응답 방식 조사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다. 응답률은 3.1%.다.
극우 지지자에 숨은 尹, 중도층 표심은?…李, 매일 무안공항 찾아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일부 집토끼 지키기에만 혈안인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중도층 이탈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영장 집행에도 이에 응하지 않고 관저에서 버텼다. 앞서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며 반발을 키우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날에는 지지자들에게 편지를 통해 '주권침탈·반국가세력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하며 여권 내에서도 비토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윤 대통령의 편지가) 여러 가지로 양 진영 국민들이 충돌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돼 좀 아쉽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혼란을 핑계로 다른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정말 비겁하고 나쁜 생각"이라며 "국가적 혼란과 갈등을 유발해서 그 뒤에 자신이 숨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향후 대선을 앞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보수에서 이탈하는 중도층을 흡수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에 돌입하면 중도층은 결국 양쪽으로 붙기 마련이고, 가장 명분이 확실한 이 대표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표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당에서 중도층 중심의 전략을 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연일 민생 챙기기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부터 닷새째 매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요청사항을 청취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정치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자제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이와 관련해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은 국가적 재난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사건을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도 이에 발맞춰 자칫 정치 공세로 비칠 움직임은 자제한 채 탄핵 국면 대응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은 당장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무위원 줄탄핵에 나설 경우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내란 특검법 재표결을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 탄핵 명분을 키우고 수사를 강화해 대선을 앞당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수사 기관이 경쟁적으로 내란을 수사하는 상태를 언제까지 유지해야겠느냐"라며 "결국 수사 주체가 하나로 통합돼야 국민도 안심하고 수사 결과를 기다릴 수 있고 수사 결과의 공신력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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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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