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축구도사 이재성 "서른둘 내 커리어는 이제 막 후반전 시작…마무리는 전북에서!"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서른둘은 전성기를 보내기에 딱 좋은 나이인 걸까. 국가대표팀에서 이제 베테랑 축에 속하는 '축구도사' 이재성(마인츠)은 2024~2025시즌 독일분데스리가 전반기에 물오른 활약을 펼치며 엄청난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9경기에 출전 6골을 기록한 이재성은 올 시즌 14경기만에 5골을 작성, 개인 경력을 통틀어 가장 빠른 공격 포인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2024년에는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역년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경기(17경기)와 가장 많은 득점(4골)을 올리며 홍명보호 대체불가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포츠조선'과 화상으로 신년인터뷰에 나선 이재성은 "전반기를 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한 순간이었다. 축구의 매력을 다시 느낀 시간이었고,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확신한 전반기였다"고 만족감에 미소를 지었다.
2024년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12월14일, 독일 마인츠의 메바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뮌헨과의 경기였다. 개막 후 리그에서 무패 선두를 질주하던 뮌헨을 상대로 전반과 후반 각각 1골씩, 멀티골을 뽑아내며 2대1 깜짝 승리를 안겼다. 대표팀 동료인 뮌헨 센터백 김민재를 두 번이나 뚫어내고 얻은 성취였다. 2024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뮌헨전을 꼽은 이재성은 "세계 최고의 팀인 뮌헨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고 승리했다는 것이 기뻤다. 득점 후 아쉬운 표정을 짓는 (김)민재와 교차하는 순간이 있더라. 골을 넣고 너무 신난 나머지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경기 후엔 민재, 홍현석(마인츠)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민재가 농담 삼아 '마인츠처럼 이렇게 한 팀으로 뭉쳐서 열심히 뛰는 팀에서 뛰고 싶다'고 푸념했다. 민재는 세계적인 팀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잘해주고 있어 보기가 좋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으로 한국 축구를 빛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즌 초 하위권에 머무르던 마인츠는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따내는 대반등으로 전반기를 5위로 마쳤다. 분데스리가에선 1~4위가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고, 5위는 유럽유로파리그에 나선다. 2014년 전북에서 프로데뷔해 2018년 독일 2부 홀슈타인킬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디딘 이재성은 2021년부터 마인츠 입단으로 유럽 빅리그 입성 꿈을 이뤘지만, 아직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선 경험은 없다. 이재성의 목표는 자연스럽게 챔피언스리그에 맞춰졌다. 이재성은 "전반기를 이렇게 좋은 순위로 마칠 줄 몰랐다. 더 욕심이 생긴다. 후반기도 잘 준비해서 유럽대항전 꼭 진출하고 싶다. 만약에 출전하게 된다면 잉글랜드, 스페인과 같이 다른 나라 팀들과 경기를 해볼 수 있어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개인 목표는 경력 최초 리그 두자릿수 득점으로 잡았다.
이재성은 2024년에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뒤 4명의 대표팀 감독(임시 포함)이 지휘봉을 잡은 과정에서 흔들림없이 대표팀 2선을 지켰다. 10월 요르단(2대0 승), 이라크(3대2 승)와의 2연전에서 '숨은 장기'인 헤더로만 연속골을 넣으며 대표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2022~2023시즌 이후 분데스리가에서도 18골 중 7골(올 시즌 2골)을 헤더로 작성한 이재성은 "딱히 비결은 없다. 동료의 좋은 크로스 덕에 헤더로 골을 넣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A매치 94경기에 출전한 이재성은 A대표팀 데뷔 10주년이 되는 올해 하반기쯤 센추리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성은 "대학에서 전북에 입단할 때, 과연 내가 프로에서 살아남겠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유럽에서 오랫동안 뛰고 있다. 지금까지 커리어에 100점 만점을 주고 싶다"며 "센추리 클럽은 꿈에 그리던 순간이다. 영광스러울 것 같다. 하지만 지난 94경기 한 경기 한 경기가 내겐 모두 소중하다"고 했다.
어느덧 서른둘, 소속팀에서나 국가대표팀에서나 이재성보다 나이 많은 선수를 찾기가 어려운 베테랑이 됐다. 이재성은 "프로 12년차다. 선배, 친구들이 은퇴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 축구선수로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그래도 내 커리어의 시간이 후반 막바지는 아닌 것 같고, 축구에 대한 변치 않은 사랑과 몸상태를 놓고 보면 이제 막 후반전을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물론 고민하고 있다. 이재성은 "내가 꿈을 키워준 전북으로 돌아가 마무리하고 싶다. 부상 때문이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축구를 내려놓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팀 동료인 홍현석을 비롯해 수많은 후배가 줄줄이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재성은 "현석이가 같은 팀에 와서 기쁘다. 장난을 치든, 좋은 말을 해주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후배가 본받을 수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K리그에 처음 갔을 때, 마인츠에 왔을 때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최고의 모습을 보이다 막상 유럽에 나가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는데, 그럴 때를 대비해 내면을 잘 키워야 한다. 그래야 오랜기간 경쟁을 잘 견딜 수 있다.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는)현석이에겐 '나를 비롯한 모든 선수가 다 그랬다고. 기죽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따뜻한 조언을 남겼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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