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가 순자산 44.4% 점유…소득 계층 사다리도 끊겼다
[편집자주] '중간'이 사라졌다. 저성장이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자산 규모가 양극화하고 '삶' 자체에서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초(超)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초양극화 현상은 공동체 구성원의 공통 목표와 가치를 설정하기 힘들게 한다. 통합에 악영향을 미치고, 우리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저출산 문제에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초양극화 현상을 극복하고 하나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해 본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의 핵심 구호 중 하나다. 역동경제 로드맵은 대한민국의 근본적·구조적 문제를 겨냥한 정책이다. 혁신 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 이동성 개선이 역동경제 로드맵에 담겼다. 이 중 사회 이동성 개선은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사회'를 겨냥했다. 계층 사다리 붕괴로 양극화가 가속화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중산층이 제대로 역할 하지 못하는 사회로 이어졌다는 진단에서다.
정부가 중산층 시대를 구현하겠다는 구호를 내세운 건, 지금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보건복지부가 각종 복지제도에 활용하는 기준 중위소득은 올해 기준 월 222만8445원(1인가구)이다. 1인가구 월소득이 111만4222원에서 445만6890원 수준이면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초 발표한 '한국의 중산층은 누구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류에 따른 중산층 비율은 2021년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50.7%다. 처분가능소득 기준의 중산층 비율은 57.8%다.

소득의 편중은 갈수록 속도를 내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3분기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동기 대비 6.5% 증가한 1154만3000원이다. 각 분위별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1분위(하위 20%) 5.4% △2분위(하위 40%) 3.5% △3분위(하위 60%) 3.4% △4분위(상위 40%) 1.8% 등이다. 각 분위별 소득이 모두 증가했지만 소득 5분위의 증가율이 유독 높았다.
하지만 고소득자들이 늘어난 소득만큼 돈을 쓰진 않았다. 소득 5분위의 올해 3분기 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늘어난 504만5000원으로 소득 증가율(6.5%)보다 낮았다. 3분위와 4분위의 지출 증가율은 5.5%, 6.6%다. 3분위는 소득이 3.4% 늘 때 지출을 5.5% 늘렸고, 4분기는 소득이 1.8% 늘 때 지출을 6.6% 늘렸다. 초고소득자는 돈을 남겼고, 허리에 있는 계층은 적자 가계를 꾸렸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10분위(상위 10%) 가구의 점유율은 44.4%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상위 10% 가구가 전체 순자산의 4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순자산 10분위 가구의 점유율은 2017년 41.8%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순자산 9분위 가구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18.2%에서 18.6%로 증가했다. 반면 순자산 1분위부터 8분위까지 점유율은 모두 줄었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층 이동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2017~2022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5분위 단위로 2022년 소득 계층이 상승한 계층은 17.6%에 그쳤다. 5명 중 1명만 소득의 계층 사다리에 올라섰다. 2017년 소득 1분위에 속한 사람 가운데 2022년까지 같은 분위에 머문 사람도 31.3%에 이르렀다. 반대로 2017년 소득 5분위 속한 사람 가운데 63.1%는 2022년까지 같은 분위를 유지했다.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무너진 계층 사다리의 복원을 위해 정부는 사회 이동성 강화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추진 동력에 힘이 빠졌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상황(탄핵 등)이 이렇다 보니 경제정책방향에 역동경제를 주안점으로 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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