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차량 돌진 용의자, IS 깃발 소지…FBI “테러 행위”
라스베이거스 트럼프호텔선 테슬라 트럭 폭발해 8명 사상
두 사건 모두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연관성 조사
새해 첫날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각각 테러 관련성이 제기되는 차량 돌진 사고와 트럭 폭발 사고가 일어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 차량 돌진으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IS) 깃발과 사제폭탄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방수사국(FBI)은 이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공범이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미 당국은 뉴올리언스와 라스베이거스 사건 사이 연관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경찰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오전 3시15분쯤 한 픽업트럭이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에서 새해맞이 행사를 위해 모인 인파 속으로 돌진하면서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을 입었다. FBI는 차량을 운전한 범인이 텍사스에 사는 42세 남성 샴수드딘 자바르(사진)라고 밝혔다. CNN은 그가 미군에 복무한 이력이 있는 미국 시민이라고 전했다.
용의자는 차량 충돌 직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도 총격 부상을 입었다. 앤 커크패트릭 뉴올리언스 경찰서장은 “용의자는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뚫고 돌진한 후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면서 “매우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범인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치려 했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운전한 차량에서 ISIS 깃발과 여러 개의 사제 폭발물이 발견되면서 수사 당국은 단독 범행이 아닌 ISIS와 연관된 조직적 테러일 가능성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캠프데이비드에서 한 연설을 통해 용의자가 “ISIS에 영감을 받았다고 FBI로부터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ISIS는 알카에다에서 유래, 이라크와 시리아를 근거지로 활동한 수니파 무슬림 테러조직으로, 2019년 창설자 알 바그다디가 미국 측에 암살된 이후 점령 영토를 거의 잃었지만 여전히 급진 이념을 퍼뜨리며 테러 행위에 가담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사고 발생 몇 시간 뒤인 이날 오전 8시40분쯤에는 라스베이거스의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 앞에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폭발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운전자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올리언스 사고와 라스베이거스 폭발 사건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건의 차량 모두 ‘튜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통해 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엑스(옛 트위터)에서 “테러 행위 같아 보인다”면서 “두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관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 당국은 아직 두 사건 간 관련성을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차량을 빌린 방식이나 새해 첫날 민간인인 ‘소프트타깃’을 겨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프렌치쿼터는 뉴올리언스의 유서 깊은 관광 중심지이다. 특히 차량 공격이 일어난 버번가는 클럽과 공연장이 모여 있어 마디그라 축제를 비롯한 파티 명소로 유명하며 미국 문화에서 상징성이 큰 곳이다. 새해맞이 행사와 함께 이날 인근 슈퍼돔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학 미식축구 슈거볼 경기 관람객들까지 모이면서 주변 인파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찰은 버번가와 인근 교통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조지아대와 노트르담대의 슈거볼 4강전도 연기됐다.
오는 9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과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등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워싱턴은 도시 일대 경계를 강화했다. 워싱턴 경찰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 알려진 구체적인 위협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도시 전역의 보안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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