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차량 추적 시스템 보여 달라"...軍, 계엄 때 '쏘카 동원' 의심 정황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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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사태 때 군 일부에서 복수의 민간 기업을 동원하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2일 한국일보 취재 내용을 종합해 보면, 12·3 불법계엄 사태가 벌어지기 4개월 전인 2024년 8월 국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쏘카, 휴맥스모빌리티 등 국내 차량 공유(카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들에 차량 추적 및 동원 등 이례적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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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실시간 차량 공유 서비스 보여 달라 요청해 와"
관련 공문 요청하자 해당 부대서 즉시 보내기도
'투루카' 운영 휴맥스모빌리티도 비슷한 요청받아
12·3 불법계엄 사태 때 군 일부에서 복수의 민간 기업을 동원하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2일 한국일보 취재 내용을 종합해 보면, 12·3 불법계엄 사태가 벌어지기 4개월 전인 2024년 8월 국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쏘카, 휴맥스모빌리티 등 국내 차량 공유(카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들에 차량 추적 및 동원 등 이례적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쏘카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수방사 예하 제OOOO 부대에서 세 차례에 걸쳐 차량 추적 및 지원 여부를 묻는 문의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군의 요구는 업체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특이했다. 쏘카 관계자는 "지난해 8월 13일 쏘카 고객센터에 자신을 해당 부대 대위라고 밝힌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몰래 침투한 북한군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도주할 경우 대응 방안 마련에 필요하니 회사를 방문해 실시간 차량 위치 추적 시스템을 볼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해당 부대에서는 지난해 8월 27, 28일 두 차례 더 쏘카에 협조를 요구했다. 쏘카 관계자는 "8월 13일에 전화를 걸었던 인물이 8월 27일 고객센터를 거치지 않고 회사에 직접 연락을 해왔다"며 "차량의 실시간 위치 추적을 시연해 달라고 다시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법적 근거를 남기기 위해 공문을 요청했더니 바로 다음 날 제OOOO 부대장 명의의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해당 부대에서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뒤 말을 바꿨다. 쏘카 관계자는 "해당 부대에서 공문을 보낸 뒤 다른 간부를 통해 수방사 간부가 긴급 이동 시 차량 지원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요청인데 내용이 와전됐다며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투루카'라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휴맥스모빌리티도 같은 시기에 비슷한 요청을 받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수방사에서 차량 협조 요청을 받았다"며 "담당 직원이 퇴사해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으나 다른 업체들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법적 근거가 모자라다고 본 업체들은 군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쏘카 관계자는 "납치, 살인 등 강력 범죄에 대비해 경찰과 직통 연결망(핫라인)을 갖춰 놓았지만 군과는 그렇지 않다"며 "비상시국이 아닌데 군에서 민간 기업에 직접 요청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군이 차량의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어서 여러 가지 의심을 낳고 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2016년부터 수방사에서 차량 공유 업체들에 간부들을 위한 할인쿠폰 제공 등을 문의한 적은 있으나 차량 동원이나 실시간 위치 추적 요구는 처음"이라며 "시점과 목적이 수상해 계엄 선포 뒤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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