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적자난 병원도 있는데…대학병원들 "위기를 기회로"

박정렬 기자 2025. 1. 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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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학병원 2025년 신년 계획 발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의정 갈등이 해를 넘긴 가운데 '파산설'이 돌 만큼 어려운 시기를 보낸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이 을사년을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진료는 물론 연구와 교육, 해외 진출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2024년은 의료계가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김 병원장은첨단바이오 국가전략 기술 특화연구소 지정, 아랍에미리트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과 세 번째 재계약 성공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고 회고하며 "2025년에도 교육, 연구, 진료, 공공의료, 조직문화의 다섯 가지 분야에서 비전의 가치를 지키며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갈 것"이라 다짐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교육 분야에 △진료 지원 인력의 역할 다변화 △전문의 인력 확보를 통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의 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독립연구소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연구원 신설로 디지털 바이오 헬스산업 발전도 견인한다. 개원 40주년을 맞는 어린이병원도 새로 단장한다. 김영태 병원장은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으로 소아별관 임시병동 공사를 첫 번째 단계로 착공한다. 4인실 이하의 병실 구성을 통해 감염 관리와 환자 안전을 강화한 미래 어린이병원을 만들겠다"며 "수술실 확충 및 리모델링을 마무리하며 로봇 전용 수술실과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춘 첨단 치료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 강조했다.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신촌과 강남, 용인 3개 산하 병원을 둔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1200억원이 넘는 의료수익 적자를 기록했다.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신년사에서 이런 내용을 공유하며 "최악의 경영 실적에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버티고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정상적인 환자 진료는 여전히 어렵고,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올해도 적자 경영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연세의료원은 위기 극복을 위해 △초고난도 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 전환 △신의료기술의 선제적 도입과 글로벌 임상시험 등 신약 개발 참여 △수익 다각화를 통한 경영 안정화 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금기창 의료원장은 "전문의 중심의 진료를 실현하고 인력 운영의 효율을 높이겠다. 인력 공백은 IT 기술을 도입해 해결하겠다"며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국내 최초의 산학협력 펀드인 벤처투자조합을 통한 투자수익 창출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말 준공하는 '칭다오 세브란스 재활병원'(가칭)을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영원무역과 함께 방글라데시에 100병상 규모의 파일럿 병원과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의과대학과 간호대학 등으로 구성된 메디컬 클러스터 도입도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승규 병원장


서울성모병원은 의료공백에 더해 외부 환경과 정책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인 만큼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목표다. 윤승규 서울성모병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개편 시범 사업 참여에 따라 중증·희귀 난치 질환 진료에 더욱 집중해야 하고 전공의 공백에 대응하는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대와 용기'에 이은 '도전과 성장'이라는 학교법인 경영방침처럼 병원과 교직원 모두의 성장을 위한 소중한 기회라고 믿고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분당서울대병원도 이날 오전 병원 대강당에서 2025년 시무식을 개최하고 중증 진료 역량 강화와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중장기 성장 비전 실현의 3대 핵심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기점으로 병상 배정 효율화, 임상전담간호인력의 전문성 강화, 전공의 교육 수련 시스템 정비를 통해 중증 진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순 교직원 복리후생과 글로벌 의료 메카로의 도약을 위한 '스누하우스' 준공을 시작으로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과 '첨단외래센터' 등 핵심 사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송 원장은 "병원은 물론 의료계 전체가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해 있지만,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면 의료계의 질서는 다시 한번 바뀔 것"이라며 "전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위기 속에서 도약할 수 있는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고려대의료원은 '초격차 미래병원'을 비전으로 중증 난치성질환 정복에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딛는 '패스파인더'(Pathfinder)로서 도약을 다짐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날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동화바이오관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상급종합병원의 개념을 완전히 새로 정립하고 인력 및 시설 전반을 아우르는 변화를 통해 사회경제적 외부 상황 변화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우리만의 항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통탄 지역에 제4병원 건설도 지속 추진한다. 윤을식 의료원장은 "2025년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을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의 초석을 다진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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