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들, 고민 좀 하고 말했으면”…이창용 작심발언

김회승 기자 2025. 1. 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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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프로세스 분리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1층 대강당에서 열린 ‘2025년 시무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최상목 권한대행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이날 시무식을 마친 뒤 한은 기자실을 찾아 “권한대행을 왜 어느 쪽에서 어떻게 비난하는지 다 알겠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도 같이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경제가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돼서 갈 수 있다.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메시지를 주려는데, 책임 있는 사람들이 비난하면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며 “고민 좀 하고 이야기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대행은 지난달 31일 이른바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동시에, 헌법재판관 2명(정계선·조한창 후보자)을 임명했다. 이를 두고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고, 일부 국무위원이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을 대놓고 비판하는 등 정부·여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이 총재가 강한 어조로 최 권한대행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이 총재는 ‘정치와 경제 프로세스의 분리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정치권 비판을 반박했다. 이 총재는 “해외에서 볼 때, 대통령에 이어 총리까지 탄핵됐는데 또 (최 대행까지) 탄핵되면 정치적 리스크가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용등급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난을 받을 줄 알면서도 결정한 것은 나중에 크게 평가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정치권 공방이 거센 사안에 한은 총재가 강한 어조로 의견을 피력한 건 이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경제 투톱’의 국정 안정에 대한 인식과 해법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풀이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도 최 권한대행이 사의를 표시하자 “경제 사령탑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며 만류한 바 있다. 이어 한은을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는 “(최 권한대행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결정에 반대하고 뛰쳐나왔다고 들었다”는 뒷얘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사에서도 헌법재판관 임명을 “경제를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 확대됐다”면서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 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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